미국발 금융위기와 고환율 등 온갖 악재 속에 국내증시가 폭락과 폭등을 반복하며 불안한 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국내 금융계는 물론 산업계 안팎에서조차 경제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윤호진 기자입니다.
【 기자 】
세계 4위의 투자은행이었던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신청으로 촉발된 미국발 금융위기가 국내 산업계에도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금융에서 시작된 이번 위기가 실물경제 전반으로 퍼져나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경고했습니다.
▶ 인터뷰 : 리차드 돕스 / 맥킨지 서울사무소 디렉터
- "이번에 촉발된 미국 위기는 금융 경제분야에서 시작됐지만, 아직 실물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곧 그 파괴력을 볼 것이고, 세계 경제주체들은 이에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
무엇보다 미국발 금융 악재로 자금 사정이 취약한 국내 건설회사와 중소기업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입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건설회사의 재무상태가 크게 나빠진 상태에서 신규대출 조건이 한층 까다로워졌고, 중소기업도 연체율이 오르면서 대출 조건이 강화됐습니다.
최근 기업인들이 모인 한 월례조찬회에서 불안한 경제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은 이유입니다.
▶ 인터뷰(☎) : 저축은행 대표
- "중요한 건 (기업들이) 돈이 없는 게 아니고 돌지를 않는 거에요. 앞으로 향후의 경기 상황을 안 좋게 보니까 (돈을) 가지고 있고 투자하지 않고 그러는 거죠."
▶ 인터뷰(☎) : 주택 개발업체 대표
- "자금같은 것도 마찬가지로 은행 자체가 자금이 넉넉지 않으니까, 지금 회수 작전 아니에요? 그러니까 기업이 다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거죠."
좀처럼 내려올 줄 모르는 환율도 중소기업의 숨통을 조이고 있습니다.
국내 3대 LCD 제조업체 중 하나인 한 중소기업은 올 상반기에 11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환율이 급등하면서 환 헤지 파생상품 손실만 800억 원에 달했습니다.
결국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한 이 회사는 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외부와의 접촉을 최대한 줄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키코 피해업체 관계자
- "담당 이사한테 보고 했더니 취재도 안 되고 그래서 지금 바리게이트를 쳐놓고 근무하고 있는 거에요. 취재가 안 된다고 해서."
미국발 금융위기에 비상이 걸린 한국 경제.
정부의 오락가락 경제정책이 사태를 더 악화시켰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기업인들은 외환위기 이후 최대 위기가 될 지도 모른다는 경고의 목소리에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윤호진입니다.
< Copyright ⓒ m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