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 6조2333억원…전년比 60.15%↓

삼성전자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0분기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사업 이익이 크게 떨어졌고 디스플레이 사업은 3년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삼성전자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조23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1% 급감했다고 30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2조3855억원으로 13.5% 떨어졌다. 이익률도 전분기 18.2%에서 11.9%로 하락했다. 무엇보다 메모리와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에서 수요 약세가 이어지고 판가가 하락한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주요 고객사가 재고를 조정하면서 부품 사업 수요가 떨어지고 메모리 가격도 하락해 반도체 사업 전체 실적이 낮아졌다"면서 "다만 시스템 반도체 분야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중앙처리장치(AP)수요에 적극 대응하면서 전분기와 비교해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은 모바일에서의 낮은 가동률과 판가 하락, 대형 디스플레이에서의 패널 판가 하락과 판매 저조로 적자를 기록했다. 세트 사업은 IM 부문의 경우, 갤럭시 S10 판매가 호조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중저가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되면서 지난해와 비교해 수익성이 떨어졌다. CE 부문은 QLED와 초대형 등 고부가 TV 판매가 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올해 1분기 반도체 사업 매출액은 약 14조4700억원으로 약 4조12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계절적 비수기에 진입한데다 재고 조정으로 수요 약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주요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로 고용량 낸드, D램 메모리 수요와 서버 업체의 HDD(Hard Disk Drive)를 SSD(Solid State Drive)로 전환하는 낸드 메모리 수요가 견조했다. 삼성전자는 128GB 이상 고용량 모바일 메모리와 고용량 SSD 공급을 확대했다.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AP와 모뎀 공급을 확대하고, 5G 칩셋 솔루션의 세계 최초 상용화로 차기 모뎀 기술력을 확보했다. 또, 핀펫(FinFet) 기반 8나노 공정으로 삼성전자 주요 고객사 제품의 반도체 수탁생산(Foundry, 파운드리)을 신규 수주했다.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의 매출액 약 6조1200억원으로 약 56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계절적 비수기로 꼽히는데다 OLED 주요 거래선의 수요가 감소하고 경쟁이 심화되면서 제품 가격이 하락했다.
IM(IT & Mobile Communications)부문 매출은 약 27조2000억원으로, 영업이익은 약 2조2700원이다.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갤럭시S10 시리즈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전 분기와 비교해 매출이 개선세를 보였지만, 신제품 고사양화 트렌드와 플래그십 신모델 출시를 위한 브랜드 마케팅 활동 및 중저가 제품군 교체를 위한 비용 증가로 수익 개선은 크지 않았다.
중저가 스마트폰 제품군 재편 과정에서 지난해 출시한 구형 제품의 판매가 줄어들면서 전체적인 스마트폰 판매량 역시 전분기 대비 소폭 증가에 그쳤다.
네트워크 사업은 올해 1분기에 5G 상용화를 본격 추진하면서 실적이 신장했다. 올해 2분기도 5G 상용화와 해외 LTE망 증설로 견조한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해외에 LTE 장비 공급을 지속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한국과 미국 등 5G 초기시장 공급을 키워 5G 사업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CE(Consumer Electronics)매출은 약 10조400억원, 영업이익 약 5400억원을 기록했다. TV 사업은 비수기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은 감소했지만, QLED·초대형 TV 등 프리미엄 TV 판매 확대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생활가전 사업은 시장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의류청정기와 건조기, 공기청정기 등 뉴라이프 가전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소폭 개선됐다.
올해 1분기 시설투자는 약 4조5000억원으로 사업별로는 반도체 약 3조6000억원, 디스플레이 약 3000억원이다. 올해 시설투자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삼성전자는 시장 상황에 맞게 집행할 방침이다.
메모리 분야는 중장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인프라 투자를 지속하지만, 메모리 장비 관련 투자는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하반기에는 메모리 고용량 제품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대외 환경 불확실성 역시 있다고 삼성전자는 내다봤다.
반도체의 경우 올해 2분기 메모리 일부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비수기 영향으로 업황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에서 AP, CIS 수요가 지속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디스플레이 패널은 리지드(Rigid) 디스플레이 패널 수요가 늘어나고 주요 거래선의 신제품 출시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세트 사업은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한 시장 지배력 강화에 주력하기로 했다. IM 부문에서는 5G 스마트폰 출시 등 플래그십 시장점유율을 확대한다.
2분기 CE 부문은 프리미엄 TV 신모델과 성수기를 맞은 에어컨 등 계절 제품 판매를 늘릴 계획이다. 하반기에도 QLED·초대형 TV 등 고부가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더 프레임·더 세리프·더 세로' 와 같은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출시해 프리미엄 시장점유율을 공고히 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중장기적으로는 지속적으로 기술과 제품을 혁신하고 응용 분야를 다변화해 기존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전장·인공지능(AI) 분야 등 신사업 역량도 키워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 김승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