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연구소는 봄철 극지방의 대기에서 나타나는 높은 농도의 요오드 분자가 얼음에서 생성되는 과정을 규명했다고 8일 밝혔다.
극지방 대기의 요오드는 오존을 파괴하고 구름 생성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기후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반적으로 요오드는 다시마 같은 바다의 해조류에서 생성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 같은 생물학적 방식으로는 봄철 남극 대기에서 측정되는 대량의 요오드를 설명할 수 없었다.
극지연구소와 한림대, 포스텍, 체코 마사릭대, 스페인 물리화학연구소 등으로 구성된 국제 공동 연구진은 요오드의 비생물학적 생성원인을 찾기 위해 극지와 유사한 환경에서 실험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얼음이 얼때 많은 양의 요오드 기체가 생성되는 사실을 확인했다. 극지 바다에 녹아있는 요오드물질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요오드산염'이 자연계에 흔히 존재하는 질소산화물과 섞인 액체는 상온에서 아무런 변화가 없었지만, 얼어붙으면서 요오드분자 와 요오드화물을 빠르게 만들어낸 것이다. 연구를 이끈 김기태 극지연 선임연구원은 "화학반응은 저온에서 느리게 일어난다는 기존의 이론과 반대되는 현상으로, 동결 과정에서 얼음 결정 주위에 형성되는 곳에 녹아있던 물질들이 모이는 '동결농축 효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빛이 없는 조건에서도 요오드물질의 화학반응이 활발하게 일어남에 따라 고위도 지방의 극야 기간에도 동일한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추정했다. 김 선임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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