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6개월째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31일 오전 서울 중구 삼성본관 임시본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75%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키로 했다.
한은은 앞서 지난해 11월 1년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이날 한은 금통위의 결정은 경기둔화 우려와 주요 경제지표 부진 등이 금리인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대외적으로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 지속과 한미 정책금리 역전 폭 확대로 인한 자본유출 우려를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인하 시 최근 진행 중인 원화 약세를 더 가속화 할 수 있다는 염려도 이날 기준금리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 경제는 예상보다 빠른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반도체 업황 부진 등 하방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광공업 생산, 설비투자, 수출 등 주요 실물지표 흐름이 부진한 모습이다.
기획재정부가 이달 발표한 '5월 최근 경제동향'에 따르면 1분기 설비투자는 전기 대비 10.8% 감소하고 전년 동기 대비 16.1% 줄었다. 설비투자 감소는 기업의 투자→고용→소비→소득증가→투자확대로 이어지는 경제의 선순환 체계 조성에 악재로 작용한다.
경제성장을 이끄는 수출은 반도체 부진 등의 영향으로 4월에도 줄어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성장률 전망도 어둡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올해 국내 성장률 전망치로 2.2%를 제시했다. 이는 성장률을 전망한 국내기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2.5%로 전망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6%에서 2.4%로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 성장 동력인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서고 1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마이너스(-0.3%)를 기록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정부도 기존 2.6~2.7%인 성장률 목표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심리도 좋지 않다. 한은이 발표한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6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올 4월까지 1%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저물가를 지속하고 있다.
가계부채는 최고치를 경신하며 가계의 빚 상환 부담을 높이고 있다. 이는 소비여력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은이 공식 집계한 우리나라 가계 빚은 올 3월말 현재 1540조원을 넘어서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이날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시장에서 어느 정도 예상된 터라 '인하' 소수의견 등장 여부에 시장은 촉각을 세우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초 조동철 금통위원은 저물가에 대응한 통화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사실상 기준금리 인하 의견을 개진했다"며 "이날 한은 금통위에서는 소수의견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전상용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 상승률이 1%를 밑도는 상황이 지속되고 성장률 둔화가 가시화 하고 있다"며 "KDI, OECD가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강상훈 KB증권 연구원은 ▲가계대출 증가율은 감소하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은 그렇지 않는 점 ▲물가상승률이 2015년 전후 유가 급락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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