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등 신흥시장의 부진이 계속되며 현대·기아자동차가 지난달에도 내수·해외 판매 실적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GM과 르노삼성·쌍용자동차 등 다른 완성차 업체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3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달 전세계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7.7% 감소한 35만7515대를 판매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같은 기간 9.5% 증가한 6만7756대를 팔았지만 해외에서는 11.0% 감소한 28만9759대에 그쳤다. 1~5월 누적 판매량은 174만7845대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4.4% 감소했다. 5월 누적 판매량으로 보면 3년 내리 감소세다.
내수에서는 신형 8세대 쏘나타가 본격 판매 궤도에 올랐다. 신형 쏘나타는 지난달에만 1만3000대 이상 팔리며 2015년 11월 이후 3년6개월만에 월간 국내 베스트셀링카 자리에 올랐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비롯한 레저용 차량(RV)의 지난달 판매량을 보면 싼타페 6882대, 코나(전기차 모델 1871대 포함) 4328대, 팰리세이드 3743대, 투싼 3264대 등 총 1만8678대가 팔렸다.
팰리세이드는 지난달 수천 대가 북미를 향한 첫 수출길에 올랐다. 내수 물량이 소폭 줄어든 것도 수출 물량이 투입되면서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과 터키 등지에서 판매가 위축돼 글로벌 실적이 감소했다"며 "미국에 투입되는 팰리세이드를 시작으로 각 시장별 상황과 고객들의 니즈에 맞는 신차를 적재적소에 투입해 꾸준한 판매 증가를 이루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아차도 지난달 23만9059대 판매에 그쳐 전년 동월 대비 판매량이 3.4% 감소했다. 국내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8.6% 감소한 4만3000대, 해외 판매는 2.2% 줄어든 19만6059대를 기록했다. 1~5월 누적 판매는 111만689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감소했다.
기아차는 상반기 글로벌 신차 출시가 거의 없었던데다 중국을 포함한 신흥 시장이 부진하면서 전체 판매량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중국을 제외할 경우 지난달 해외시장에서의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은 카니발(6109대)로 지난해 4월부터 14개월 연속 기아차 월간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승용차는 모닝이 4306대로 가장 많이 팔렸으며 K3 3878대, 레이 3712대, K5 3114대 등 총 1만 8627대가 판매됐다. RV 모델은 쏘렌토 4548대, 스포티지 3320대, 니로 3080대 순이었다. 기아차 관계자는 소형 SUV 신차 '셀토스', 모하비와 K7 부분변경 모델로 하반기 판매 반등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한국GM은 수출이 호조를 보였지만 내수가 부진했다. 한국GM은 지난달 내수 6727대, 수출 3만4333대 등 총 4만1060대 판매를 기록했다. 내수는 전년 동월 대비 12.3% 감소했고 수출은 3.4% 늘어 전체적으론 0.4% 증가에 그쳤다.
내수와 수출 모두 경차인 '쉐보레 스파크'가 판매량 유지의 일등공신이었다. 스파크는 지난달 내수에서 전년 동월 대비 22.0% 늘어난 3130대를, 수출에서 27.6% 증가한 1만1931대 판매를 기록했다. 지난해 구조조정 홍역을 앓았던 한국GM의 1~5월 누적 판매는 21만7123대로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임금·단체협약 협상을 지리하게 끌면서 생산 손실이 발생한 르노삼성차는 지난 달에도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11.6% 감소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달 내수 6130대, 수출 8098대로 총 1만4228대를 판매했다. 전년동월 대비 내수와 수출은 각각 16.5%, 7.5% 감소했다. 지난달 임단협 잠정 합의안이 끝내 노조 투표에서 부결된 가운데 노조는 재교섭을 요구하며 천막농성과 전면 파업 투쟁을 압박하고 있다.
르노삼성의 대표 모델로 자리잡은 'QM6'는 2313대로 내수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됐다. 르노삼성차의 연간 생산량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북미 수출용 닛산자동차 '로그'는 4882대로 전년동월 대비 6.1%
쌍용차는 지난달 내수, 수출 포함 총 1만2338대를 판매했다. 뷰티풀 코란도를 비롯한 신차 출시에 힘입어 내수 1만106대 수출 2232대를 기록했다. 내수는 3개월 연속 1만대를 넘겼다. 다만 쌍용차의 아킬레스건인 수출 물량이 계속 줄어들어 전체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4.6% 감소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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