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리포터: 마법사연합. [사진 출처 : 나이언틱] |
지난달 28일 국내 정식 출시된 '해리포터: 마법사연합(이하 해리포터)'은 포켓몬고 제작사로 잘 알려진 미국 나이언틱의 신작 AR게임이다. 해리포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워너브라더스 산하 WB게임즈 샌프란시스코와 공동으로 만들어 전세계에 순차 출시했다.
포켓몬고가 포켓몬 수집에 초점을 뒀다면 해리포터는 상형 문자가 다양하고 룬스톤(룬 문자가 새겨진 돌)을 모아 던전인 요새로 친구와 향하는 등 게임성이 높아졌다. 마법세계 비밀이 머글(일반인)세계로 새어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마법부와 협력해 발견물을 수집하고 혼란체(괴물)를 물리쳐야 하며, 해리포터 시리즈 이후의 세계관을 담아 마법부에 근무하는 해리 포터 등 주요 등장인물도 만날 수 있다.
이 게임은 존 행키 나이언틱 대표가 "AR 노하우를 집약시켰다"고 표현했을 만큼 높은 AR기술을 보여준다. 3D 그래픽을 활용해 혼란체의 전후좌우 360도 모습을 생동감 있게 묘사했고, 위치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가상의 지도에 실제 주요 건물과 시설을 요새(던전)나 여관, 온실 등으로 등장시켰다. 지도에서 혼란체를 발견해 대결하며, 여관과 온실에서 에너지나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혼란체와 대결 땐 상형문자를 그리는 속도와 정확성에 따라 '잘했어요', '대단해요', '완벽해요' 등이 표현된다. 혼란체 위험도가 높을수록 제거하기 어려우며, 혼란체를 제압하면 보상을 받고 발견물을 등록부에 기록해 성과를 올린다.
↑ 해리포터 게임 플레이 일부. 혼란체를 처리해야 한다. [사진 : 스마트폰 화면 캡처] |
마법학교인 호그와트 기숙사와 직업, 지팡이(무기) 등을 선택하는 역할수행게임(RPG) 요소도 있다. 직업인 오러(마법부 직원), 마법동물학자, 교수는 레벨 6부터 선택할 수 있어 캐릭터 성장이 가능하다. 각각 공격, 치료, 버프·디버프에 특화돼 있어 마법 도전 때 개성을 살릴 수 있다. 직업은 언제든 바꿀 수 있으며 혼란체 처리 시 받는 두루마리를 모아 직업에 맞는 교육 과정을 받아야 한다.
특히, 원작IP에 등장하는 공간이동 아이템인 포트키로 AR게임의 묘미를 살렸다. 포트키 획득 후 일정 거리 이상 걸으면 포트키를 사용할 수 있다. 평평한 공간을 찾아 포트키를 설치하면 마법세계의 문이 열리며 이곳에서 과제를 수행한다. 마법세계는 360도 3D로 구현돼 이리저리 휴대전화 화면을 돌리며 마치 마법세계에 있는 듯한 흥미를 느낄 수 있다.
↑ 해리포터 게임 플레이 일부. 지역별로 여관이나 요새 등 스테이지에서 차이를 보인다. [사진 : 스마트폰 화면 캡처] |
하지만 튕김 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등 게임최적화가 부족하단 지적이 나온다. 한글 설정 시 글꼴이 게임 집중을 방해하는 등 사용자 인터페이스(UI)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포켓몬고에서 꾸준히 제기됐던 지역별 게임성 격차도 해소되지 않았다. 위험한 장소에서나 운전 시 게임 플레이를 제한하는 데도 알림에만 그쳐 한계를 보인다.
호그와트 학교생활을 즐기거나 다양한 주문을 외기 위한 수련 등 IP를 살린 섬세한 스토리도 부족하다. 호그와트 4개의 기숙사는 이용자가 선택하는 데 그치며, 직업별 기술을 끌어 올리는 방식 역시 수집한 두루마리로 교육과정만 누르면 자동으로 수료된다. 포켓몬고와 달리 지도 상에서 바로 발견물 종류를 확인할 수 없는 것도 수집 흥미를 반감시킨다.
↑ 나이언틱의 AR게임 전작 포켓몬고. [사진 출처 : 나이언틱] |
글로벌 기대작이지만 초반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단 평가도 나온다. 해리포터는 북미와 유럽에서 출시 첫 날 40만명이 내려받아 30만 달러(약 3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 2017년 출시한 포켓몬고가 출시 첫 날에만 750만명이 내려받으며 200만 달러(약 23억원)를 벌어들인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치다. 현재 미국과 유럽 등에선 구글플레이 20위권에 머물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번 해리포터의 성공 여부가 향후 AR게임의 미래를 판단할 척도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포켓몬고가 업데이트로 많은 이용자에게 아쉬움을 남겼던 만큼 이후 업데이트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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