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 제공 = 삼성전자] |
지금 반도체 시장은 한 마디로 최악의 상황에 놓여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떨어지고 수요 회복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하락국면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는 데다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까지 겹치면서 사태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 같은 시장상황은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지난 25일 2분기 성적표를 받은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5조5739억원) 대비 89% 감소한 6376억원을 기록했다. 당초 전망치(7441억원)보다도 1000억원가량 낮은 수준이며, 분기 흑자가 1조원을 밑돈 것도 2016년 3분기(7260억원) 이후 11분기 만에 처음이다.
오는 31일 확정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3조3500억원 내외로 추정되고 있다. 이대로라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11조6130억원) 대비 71%가량 줄어드는 것이다.
↑ [자료 편집 = 김승한 기자] |
우선 SK하이닉스는 지난 25일 D램과 낸드플래시의 생산과 투자를 조정할 계획이라고 공식 밝혔다. 사실상 감산이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상반기에 생산 조절 계획을 일부 밝히긴 했으나 이날 발표는 조정 대상인 생산라인, 투자계획과 실행 시기 등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포함하고 있었다.
주요 내용 이러하다. 이천 M10 공장의 D램 생산설비 일부를 CIS(CMOS 이미지 센서) 양산용으로 전환하고, 낸드플래시 웨이퍼 투입량 작년 대비 15% 이상 감축한다. 또 청주 M15 공장 추가 클린룸 확보 재검토 등이다.
더불어 내년 하반기 준공 예정인 이천 M16 공장의 장비 반입 시기도 수요 상황을 고려해 재검토할 계획이다. 내년 투자금액 역시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고한 만큼 중장기 전략 차원의 포석임을 확인했다.
'인위적인 생산조절은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최근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공정전환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품목별 생산 물량을 조정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입장이어서 시장 수요에 따라 메모리 생산 라인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회사는 제품 개발과 출시를 서두르면서 기술 초격차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최근 역대 최고 속도의 모바일 D램인 12GB LPDDR5 모바일 D램 패키지를 양산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달 세계 최초로 128단 4D 낸드플래시 양산을 발표했다.
이들은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대응도 한창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에 대한 다른 나라 기업 제품의 품질성능 테스트에 착수한 상태다. 다만 아직 테스트 단계여서 생산공정에 최종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사진 제공 = 매경DB 및 SK하이닉스] |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달 초 포토레지스트, 불화수소, 플루오린폴리이미드 등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를 시행했다. 특히 웨이퍼를 세척하거나 회로를 새기는 데 활용되는 불화수소 중 고순도인 에칭가스는 규제에 나선 3가지 소재 중 가장 대체하기 어려운 품목으로 꼽힌다.
한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수장은 최근 수출규제 해법 마련을 위해 잇따라 일본 출장길에 올랐다. 이재용 삼성전자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21일 현지 협력사 경영진을 만나기 위해 출국한 뒤 23일 귀국했다. 앞서 16일에는 김동섭 사장도 일본으로 출국해 현지 상황을 점검한 바 있다.
[디지털뉴스국 김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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