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 K리그와 유벤투스 친선전을 SK텔레콤 멀티뷰로 관전하는 모습. 스타플레이어캠과 전술캠 등 원하는 장면을 골라서 볼 수 있다. <사진 제공=SK텔레콤> |
SK텔레콤은 프로축구 K리그 올스타팀 '팀K리그'와 이탈리아 세리아A 명문팀 유벤투스FC의 친선경기가 열린 지난 26일 시청자들이 다양한 화면을 멀티뷰로 볼 수 있도록 5G 생중계를 실시했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 위해 4대의 FHD급 카메라를 별도로 설치해 ▲유벤투스의 주요 선수 경기장면을 별도로 보여주는 '스타 플레이어캠' ▲각 선수들의 움직임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경기장 지분에 고정 설치한 '부감캠' ▲감독이 펼치는 작전을 느낄 수 있는 '전술캠' ▲유벤투스FC 벤치를 실감나게 보여줄 '벤치캠' 등 다양한 앵글을 구현했다.
비록 45분 이상 출전하기로 계약이 되어있다던 최고의 인기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포르투갈)가 출전을 거부하면서 경기 자체에 대한 열광은 기대보다 빠르게 식었지만 기본 중계 화면에 4개의 화면을 더한 멀티뷰는 충분히 즐겨볼만한 가치가 있었다. 예컨대 호날두 대신 크로아티아 출신 공격수 마리오 만주키치(33)를 잡은 스타 플레이어캠은 슈팅을 할 때만 카메라에 잡히는 모습이 아니라 수비수들을 뚫기 위해 끊임없이 자리를 바꾸는 공격수의 움직임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그래도 호날두의 출전 여부를 확인하고 싶은 팬이라면 벤치캠을 이용하는 빈도수가 많았을 것이다. 실제로 SK텔레콤 관계자의 스마트폰으로 함께 살펴본 화면에서는 유벤투스 벤치에서 호날두가 경기 장면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는 물론, 나머지 선수와 코치진들이 어떤 판단을 하고 교체를 어떻게 준비하는지도 볼 수 있었다.
축구라는 스포츠를 제대로 즐기고 싶은 골수팬들에게는 부감캠과 전술캠이 제격이었다. 기자를 떠나 한 사람의 축구팬 입장에서 부감캠만은 확실히 마음에 들었다. 당초 SK텔레콤은 바로 위에서 선수들을 찍기 위해 센터서클 상단에 이동이 가능한 카메라 '스파이더 캠'을 설치하려다 안전 상의 문제로 카메라를 지붕 쪽에 설치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줌인아웃과 틸트, 팬으로 경기장 전체를 조망할 수 있어서 22명 선수가 움직이는 양상을 한 눈에 볼 수 있었고 만족도가 높았다. 마치 피파 온라인이나 위닝 일레븐 같은 축구 게임을 즐기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각도 였다. 골대 뒤쪽에 설치한 전술캠 역시 포메이션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여부까지도 파악할 수 있어서 축구팬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기에 적격이었다.
물론 5개의 카메라에서 나오는 영상들을 잡아야 했기에 화면을 잡는데 걸리는 시간이 빠르다고 보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6만 명이 넘는 관중들이 꽉 들어찬 상암월드컵경기장 현장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속도가 느려지는 부분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SK텔레콤 관계자들은 "집에서 관전하는 이들은 더욱 나은 상황에서 볼 수 있었을 것"면서 "스포츠 중계방송의 미래를 제시하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SK텔레콤은 지난 5월 개최된 KPGA투어 SK텔레콤 오픈 2019 골프대회에서 세계 최초로 5G 멀티뷰 중계를 시연한 뒤 프로야구, 축구 등에서 서비스를 지속하고 있다. 여러 개의 채널에서 송출하는 영상을 각각 수신하고 개별플레이어에 지정한 후, 다채널을 하나의 화면으로 볼 수 있도록 구성하는 다채널 동시 송출 및 재생 기술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SK텔레콤은 독자적인 '초저지연 미디어 전송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타사보다 중계 속도도 더 빠르다고 밝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상황에 따라서 S-Tile 기술(미디어 병합 기술)을 이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기술은 단말에서 개별 영상을 선택해 전환할 때 모든 채널의 싱크가 단 0.01초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스포츠 외에 게임 멀티뷰와 뮤직 멀티뷰 등 영상의 싱크가 중요한 서비스에서도 사용하기에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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