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제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일식당에서 일본 술인 '사케'를 마셨다고 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일본과 관련된 것이라면 무조건 불매운동을 하는 것에 대한 반론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서영수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서 기자! 이해찬 대표의 사케 논란 어떻게 시작된 겁니까?
【 기자 】
네, 이번 논란은 어제(3일) 한 매체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그제(2일) 여의도의 한 일식집에서 점심 식사를 하면서 일본 술인 사케를 곁들였다고 보도하면서 시작됐습니다.
그제는 일본 정부가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한다는 발표를 한 날인데요.
이해찬 대표가 일본 정부의 발표 후 긴급 소집된 당 비상대책회의에서 강경 발언을 쏟아낸 직후, 점심 시간에 일식집을 찾아 사케를 마셨다는 보도가 되면서 논란이 가중됐습니다.
야당에서는 즉각 이 대표를 향해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이율배반적 행위'라며 비판했습니다.
【 질문2 】
그런데 민주당에서는 이해찬 대표가 사케를 마시지 않았다고 했다면서요.
이 대표가 실제로 사케를 마신 겁니까, 아닌 겁니까?
【 기자 】
네, 민주당은 이해찬 대표가 주문한 것은 사케가 아니라 국내산 청주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해당 식당 측 역시 "일본산 사케는 판매하지 않은지 몇 달 됐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때문에 민주당에서는 야당이 기본적인 사실 관계 확인도 하지 않고 정치공세에 나섰다고 비판했습니다.
▶ 인터뷰 : 서재헌 /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
- "두 야당 대변인의 비난은 국내산 청주를 사케라는 이름으로 파는 일본식 음식점 자영업자들에게 상처를 입히는 경솔한 발언이자…."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도 SNS를 통해 "우리는 한국에 있는 일식집에 갈 수 있다"면서 "야당이 원하는 것은 전국의 일식집이 다 망하는 것인가"라며 거들었습니다.
【 질문3 】
실제 일본 불매운동이 확산하면서 일식집을 운영하는 우리나라 자영업자들이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단지 일본 음식을 판다는 이유만으로 애꿎은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하죠?
【 기자 】
네 최근 국내 소비자들의 일본 불매운동이 거세지면서, 일본산 제품뿐만 아니라 일식집들도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일본식 주점, 일본식 라면 전문점 등 일본 음식을 파는 자영업자들은 손님이 줄었다고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국산 재료를 쓰고 종업원들도 한국인인데, 음식이 일본식이라는 이유로 피해를 보니 자영업자들은 속이 탈 수밖에 없습니다.
▶ 인터뷰 : 일식 음식점주
- "(불매운동 영향이) 있어요, 많아요. (매출) 10% 정도 떨어진 것 같아요."
가뜩이나 자영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불매운동까지 장기화하면서 애꿎은 일식 자영업자들이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 질문4 】
일식집 운영하는 자영업자들뿐만 아니라 이른바 '일본 기업'으로 오해를 받은 기업들도 비상이 걸렸다죠?
【 기자 】
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지난 1일 전국 9,700여 개 점포에 '코리아세븐은 대한민국 기업입니다'라는 제목의 긴급 안내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세븐일레븐은 일본 브랜드'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피해를 보는 경우가 발생하자 적극 해명에 나선 겁니다.
앞서 일본 기업으로 지목돼 불매운동 대상으로 거론되던 쿠팡과 다이소도 모두 '한국기업'이라는 입장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경제 침략에 맞춰 우리의 결기를 보여주는 차원에서 일본 제품을 배격할 수는 있지만, 무조건 거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 인터뷰 : 구정우 / 성균관대학교 교수
- "일본식 음식, 주류를 취급하되 실제로는 국산 식자재를 사용하는 자영업자들이 선의의 피해를 받지 않도록 스마트한 불매운동을 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본을 겨냥한 불매운동이 한국인들이 서로 공격하는 내부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 클로징 】
일본의 경제 도발로 일제 상품 불매운동은 들불이 산불로 번지고 있는 양상입니다.
그런데 사케 논란에서 보듯이 '일본'꼬리표가 있다고 무조건 안된다는 것 또한 경계해야겠죠. 애먼 우리 시민만 피해자가 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오늘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의 페북글이 와닿네요.
"지금 정종반주가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정부,여야 모두 정쟁을 뒤로하고 외교적 노력도 함께하자."
서영수 기자였습니다.
영상취재 : 김회종 기자, 김현석 기자
영상편집 : 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