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은 항암 바이러스 '펙사벡'이 간암 임상 3상 시험 중단을 권고받은 이유에 대해 임상 참여자의 상당수가 펙사벡 외 다른 약물을 투여한 영향으로 추정된다고 오늘(6일) 밝혔습니다.
펙사벡 외 다른 약물을 추가 투여한 결과가 임상시험 전체 데이터에 합산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신라젠은 펙사벡에 대한 미국 내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Data Monitoring Committee, DMC)의 무용성 평가에서 임상 시험 중단을 권고받아 해당 임상시험을 조기 종료했습니다. 무용성 평가는 개발 중인 약이 치료제로서 가치가 있는지 따져 임상시험 지속 여부를 판단하는 평가입니다.
이 임상은 펙사벡과 바이엘의 간암 표적항암제 넥사바(성분명 소라페닙)를 순차적으로 함께 투여했을 때와 넥사바를 단독 투여했을 때 생존율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신라젠에 따르면 간암 1차 치료제로 펙사벡과 넥사바를 함께 투여한 경우, 넥사바 단독 투여군 대비 생존기간 향상을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신라젠은 무용성평가 1차 중간분석에서 임상 참여자의 상당수가 '구제요법'에 나선 것을 확인하고, 이 결과가 임상시험에 영향을 미쳤다고 추정했습니다.
구제요법은 임상 과정에서 임상 약물로 1차 치료 반응이 없을 때 경제력이나 보험급여 여부, 환자의 후속 치료 의지 등을 담당 의사가 종합적으로 판단해 적합한 다른 약물을 사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신라젠의 미국 임상수탁기관이 보내온 1차 데이터에 따르면 393명 중 총 203명이 모집된 실험군(펙사벡+넥사바) 가운데 63명(31%)이 구제요법으로 다른 약물을 추가 투여받았습니다. 190명이 모집된 대조군(넥사바) 중 76명(40%)이 다른 약을 투여받았습니다.
권혁찬 신라젠 임상총괄 전무는 "임상 3상에서 다른 약을 추가 투여한 구제요법이 시험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해 펙사벡의 약효 문제는 아닐 것으로 조심스레 예측한다"며 "양쪽 군이 비슷한 비율로 추가 약물을 투여받았다면 무용성평가 결과는 달라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권 전무는 "DMC는 무용성, 안전성 결과만으로 임상시험 지속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환자의 구제요법 시행 여부 등 세세한 데이터는 보지 않는다"며 "이번 분석은 임상의 조기종료 이후 원인을 찾고
DMC 권고에 따라 펙사벡과 넥사바를 순차적으로 병용 투여한 임상 3상은 조기 종료됐으므로 신라젠이 별도로 데이터를 분석하더라도 임상이 재개되진 않습니다.
권 전무는 "무용성 평가 분석은 DMC와는 별개"라며 "이 자료로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