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가격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지만 국내 휘발유 가격은 원유 값의 인하 폭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유사들은 환율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볼멘 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황주윤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50달러대로 떨어졌지만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여전히 부담스럽습니다.
▶ 인터뷰 : 성철영 / 부천시민
- "원유 값은 떨어진다고 하는데 휘발유 값은 그만큼 안 떨어지니까 주유소 올 때마다 짜증이 나죠. 기름 값이 오를 때는 한꺼번에 오르면서 내릴 때는 너무 천천히 내려가는 게 솔직히 이해가 안 돼요."
정유사가 원유가 상승은 발 빠르게 반영하면서도 유가 하락에 따른 가격 인하에는 인색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유사 측에서는 환율이 그만큼 상승했기 때문에 원유 값이 하락해도 실제로 얻는 수익은 달라지는 것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 인터뷰(☎) : 정유사 관계자
- "그 중간에 환율이 엄청 뛰었다는 거 고려하시게 되면 전체적인 인하폭은 비슷하게 갈 것입니다. 다만 주유소 마진폭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단순 비교 하시게 되면 아직 더 내려야 하는 거 아니냐 그런 말을 할 수 있고…."
그래서 원유 가격과 국내 휘발유 가격을 비교해 봤습니다.
7월 둘째 주와 10월 둘째 주 3개월간 국제 원유 가격의 인하율은 35.41%.
그러나 원유값 변동에 따른 시차를 적용한 뒤 같은 기간 국내 정유사의 주유소 공급 휘발유 가격 인하율은 21.9%로 원유의 인하 폭을 따라오지 못합니다.
정유사의 원유 도입 원가를 공개하지 않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 계속될 경우 결국 4개 정유사의 가격 담합이 발생하기 쉬운 구조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여러 차례 가격 담합을 적발당해온 정유사가 정보 공개와 해명에 나서지 않는다면 비싼 값을 주고 기름을 사야 하는 소비자들의 불편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 인터뷰 : 김건호 / 경실련 정책실 부장
- "시차와 환율을 감안해도 원유 인하분이 국내유가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은 가격구조의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유사가 이 부분에 대해 명확하게 해명하지 않을 경우 원가를 공개해야 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입니다."
사기업에 대한 직권조사가 쉽지 않은 만큼 이제 정부가 나서서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황주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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