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과 정부가 100조 원이 넘는 돈을 시중에 풀었는데도, 시중에는 여전히 돈이 돌지 않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를 지금의 절반, 그러니까 2%까지 낮춰야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천상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정부와 한국은행이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이미 투입했거나 앞으로 지원할 금액은 모두 133조 원에 이릅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한 달 새 1.25%포인트 내린 것까지 고려하면 시중 유동성은 140조 원 넘게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내년 정부 예산 209조 원의 3분의 2 수준입니다.
하지만, 은행들이 고금리 예금으로 시중자금을 빨아들이고, 대출은 꺼리다 보니 자금경색은 전혀 나아질 기미가 없습니다.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CD금리는 0.4%포인트 떨어지는 데 그쳤고, 회사채 금리는 1%포인트 넘게 올랐습니다.
▶ 인터뷰 : 최석원 / 삼성증권 채권분석파트 팀장
- "경기침체기에는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자연스럽게 줄게 됩니다. 하지만, 지금은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서 자금을 수혈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부도 계속 자금을 지원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얼마나 돈을 더 풀어야 '돈 맥 경화' 현상이 풀릴까.
전문가들은 지금의 절반, 기준금리를 2%까지 낮춰야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전종우 / SC제일은행 상무
- "앞으로 경기하강 속도가 가속화하면서 인플레 우려보다는 경기우려가 더 커질 것이고, 또 대출금리가 쉽게 떨어지지 않고 있는 점을 들어서 금통위는 더 공격적으로 금리 인하를 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저희는 2%까지 전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동성 공급과 동시에 산업계나 금융계의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결국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에 정부는 귀를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mbn뉴스 천상철입니다.
< Copyright ⓒ m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