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배출가스에 포함된 황산화물 함량 허용치를 기존 3.5%에서 0.5%로 낮추도록 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IMO 2020'의 시행이 석달여 남은 가운데, 규제 강화에 대비해 선투자한 관련 기업들의 성적표가 어떻게 나올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IMO 2020에 저촉되지 않으려면 ▲황 함량이 0.5% 이하인 초저유황유 사용 ▲선박 배기가스에 포함된 황산화물을 걸러주는 탈황설비(스크러버) 장착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 발주 등이 선사들의 선택지로 꼽혀왔다.
이중 LNG추진선은 발주한 뒤 선박 인도까지 시간이 1년 이상 소요되고, 선박에 LNG를 공급할 벙커링 인프라도 확충되지 않아 장기적인 방안으로 평가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해운·조선 업계 뿐 아니라 정유·철강 업계까지 IMO 2020을 겨냥한 선제적 투자를 해왔다.
정유업계는 규제 강화에 미처 대비하지 못한 선박을 겨냥해 초저유황유 공급 물량 확대를 준비했다. 철강업계에서는 스크러버를 만드는 소재인 고합금 스테인리스강을 포스코가 국산화했다.
문제는 새로운 규제에 대응할 선사들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선 정유·철강업계의 선제적 투자가 성과를 낼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당장은 기존 선박 연료였던 벙커C유를 추가로 가공해 초저유황유 공급을 늘리겠다고 나선 SK이노베이션이 최근 벙커C유 가격이 급격히 오르면서 난감한 상황이다. 국내 정유 4사 중 벙커C유 고도화율이 가장 낮은 SK이노베이션은 IMO 2020을 겨냥해 울산 콤플렉스에 1조원을 투자해 감압잔사유탈황설비(VRDS)를 짓고 있다.
아직 스크러버를 장착하지 못한 기존 선박은 당장 내년 1월 1일 규제가 시행되면 단기적으로는 초저유황유를 사용할 수밖에 없지만, 장기적으로 선사들이 스크러버를 장착하거나 LNG추진선을 지어 기존 선박을 폐선하게 되면 초저유황유의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리스크다.
스크러버 역시 IMO 2020에 대한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다. 걸러낸 황산화물 폐기물 처리 문제에 더해 안전성 문제도 불거져서다. 최근 운항 중인 선박의 스크러버에서 누수가 발생해 선박이 차제 운항이 중단된 사고를 계기로 환경단체들이 스크러버에 대한 공세를 높이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용 스크러버 시장을 겨냥해 개발된 포
그나마 포스코가 개발한 고합금 스테인리스강은 선박용 뿐 아니라 모든 탈황설비에 적용될 수 있는 소재로 향후 화력발전소 탈황설비, 집진기 등 육상환경설비에 적용해 판매를 확대해나가겠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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