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의심 신고가 접수된 경기도 김포시 통진읍 양돈농장 주변은 23일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며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른 모습입니다.
농장 주변에는 이날 오전 외부인 출입을 금지하는 붉은색 테이프가 설치됐으며 농장 입구에는 'ASF 발생 의심 농장'이라는 안내문이 걸린 바리케이드가 이중으로 설치돼 군 초소를 방불케 했습니다.
방역당국 관계자들은 농장 입구를 지키며 출입을 시도하거나 접근하는 차량과 외부인을 엄격히 통제했습니다.
일대 도로는 방역 차량이 십여분 간격으로 소독약을 살포한 탓에 도로 바닥이 마를 틈이 없었습니다.
주민들은 길 건너편에서 농장 입구를 바라보며 ASF 확진 판정이 날까봐 노심초사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주민 윤모(68)씨는 "아침에 뉴스를 보고 농장 입구로 나와봤는데 방역이 강화돼 깜짝 놀랐다"며 "돼지열병 의심 신고가 접수돼 음성판정이 나온 파주 농장처럼 돼지열병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라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다.
이 농장은 모돈(어미돼지) 180마리를 포함해 돼지 1천800마리를 사육하는 곳으로 앞서 ASF 확진 판정을 받은 파주 농장에서는 약 13.7㎞, 연천 발생 농장으로부터는 45.8㎞ 떨어져 있습니다.
잔반 급여는 하지 않고 있으며 태국 국적의 외국인 근로자 2명이 근무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러나 이 농장 농장주는 이날 오전 6시 40분께 "모돈(어미돼지) 4마리가 유산 증상을 보인다"며 김포시에 ASF 감염 의심 신고를 했습니다.
그는 농장 내 폐쇄회로(CC)TV로 이들 돼지의 이상증세를 관찰한 뒤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포지역 양돈농장 농장주들은 취재진 등 외부인들과의 접촉을 꺼리며 방역 당국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대한한돈협회 김포지부 관계자는 "농장주들은 아직 ASF 확진 판정은 나지 않았지만 확진될 경우 큰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에 매우 예민한 상태"라며 "취재진이 농장 주변 출입을 자제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김포시는 지난 17일 파주 한 양돈농가에서 ASF 확진 판정이 난 이후 관내 방역 활동을 강화하며 대응했음에도 ASF 의심 신고가 접수된 데 크게 당황하고 있습니다.
앞서 김포시는 관내 거점소독소 1곳과 통제소 2곳을 설치해 운영하고 방역 차량을 동원해 수시로 관내 농장과 주변을 소독하는 등 방역에 열을 올렸습니다.
관내 양돈농장들이 ASF가 확진된 파주 농장에서 10∼20㎞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데다 지난 9일 해당 파주 농장에서 사육된 돼지 62마리가 관내 도축장에서 도축된 사례가 있어 ASF 감염이 우려된 탓입니다.
하지만 이날 ASF 의심 신고가 접수되면서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신철우 김포시 가축방역팀장은 "아직 국내 ASF 감염 경로도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신고가 접수돼 매우 당황스럽다"며 "가용 인력과 장비를 모두 동원하는 등 방역작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방역 당국은 ASF 의심 신고가 접수된 해당 농장에 가축방역관을 현장에 보내 임상 관찰을 벌이는 한편, 정밀검사를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정밀검사 결과는 이르면 이날 밤에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신고가 ASF 확진으로 판정될 경우 경기도 파주·연천에 이어 국내 세 번째 발병 사례가 됩니다. 아울러 한강 이남에서 발병하는 첫 사례가 됩니다. 김포에는 양돈농장 20곳이 있으며 돼지 3만6천두를 사육하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