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한국 구두산업을 이끌었던 구두 장인들이 거리에서 천막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노동자로서 당연히 요구할 수 있는 퇴직금을 요구하자 공장이 돌연 폐업해 하루아침에 일자를 잃은 건데요.
먼저 어떤 사연인지 신용식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
파란 천막 뒤로 나란히 앉아 구호를 외치는 사람들.
수제화업체 '탠디'에 구두를 납품하던 A 하청업체 소속 제화공들은, 해고 이후 고용보장을 요구하는 야외농성을 5개월째 진행 중입니다.
▶ 인터뷰 : 정기만 / 제화공
- "퇴직금을 달라고 하니 하청업체로서는 퇴직금을 주는 것보다는 차라리 폐업하는 게 이롭다고 판단해서 거리에 이렇게 내몰린 상태…."
평소 제화공들은 계약서상으로는 일명 '소사장'이라 불리는 개인사업자로 분류돼, 퇴직금과 각종 수당 등을 전혀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제화공들도 근로자로 인정해 퇴직금을 지급하라는 법원 판결이 잇따랐고 하청업체의 선택은 수억 원의 퇴직금 지급 대신 '기습폐업'과 '잠적'이었습니다.
기댈 곳이 없는 제화공들은 원청인 탠디를 찾았습니다.
▶ 인터뷰 : 박완규 / 제화공
- "본사 앞에서 농성하는 이유가 인도적으로는 자기들도 책임을 가져야 한다, 노동자들의 피와 땀이 지금의 탠디를 만들었다고 생각…."
탠디는 책임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탠디 관계자
- "폐업을 했으니 원청이 책임져라… 저희가 공장이 한두 군데도 아니고…. 앞으로도 책임을 져야 하는 게 당연한 걸까요?"
지난해 제화업체 '미소페'에서도 퇴직금 지급을 이유로 하청공장이 폐업해 제화공들이 시위에 나섰던 일도 있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제화공들이 비정상적인 노동환경에 처해 있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이은수 / 변호사
- "제화공들에게 근로자에 준하는 지위를 부여하고 노동에 상응하는 보수가 보장될 수 있도록 사회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
MBN뉴스 신용식입니다. [dinosik@mbn.co.kr]
영상취재 : 박준영·김 원 기자, 현기혁 VJ
영상편집 :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