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투자자 피해가 발생한 DLF 사태에 이어 고위험 투자상품인 사모펀드에서 또 문제가 생겼습니다.
한 자산운용사가 굴린 펀드 투자금 1조 3천억 원을 제때 돌려주지 못하게 됐는데, 펀드를 판매한 은행을 믿었던 투자자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이기종 기자입니다.
【 기자 】
김 모 씨는 지난 4월과 5월 우리은행 자산관리사의 추천을 받아 사모펀드에 2억 원의 돈을 넣었습니다.
하필 가입한 상품은 해외 금리와 연계된 DLF와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1억 원을 투자한 DLF에서 40% 손실을 본데 이어 역시 1억 원을 넣은 라임자산운용의 펀드도 지난주 만기에 원금 중 일부만 돌려받았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라임자산운용 펀드 투자자
- "무조건 6개월 동안 묻어라, 3%의 이율을 주겠다고 해서, 전세자금을 돌려줘야 할 돈이기 때문에"
펀드 운영을 맡은 라임자산운용은 주로 투자한 코스닥 시장의 약세로 수익률이 떨어졌다며 펀드 환매를 잇달아 중단했습니다.
▶ 인터뷰 : 원종준 / 라임자산운용 대표
-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자산들을 최대한 신속하게 회수할 수 있도록…"
149개 펀드, 최대 1조 3천억 원의 투자금이 묶였는데 돈을 모두 돌려받으려면 4년 8개월까지 걸리고, 원금 손실 가능성도 있습니다.
펀드 중 30%는 시중은행에서 팔려, DLF와 같은 불완전판매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라임자산운용 펀드 투자자
- "저를 95점 공격형 (투자자)로 만들어놨더라고요. 이름하고 사인만 받아냈지, 그 나머지는 자기들이…"
저금리로 갈 곳 잃은 자금이 몰리면서 사모펀드 시장은 400조 원 규모로 커진 상황.
투자자 개인 책임도 있지만, 고위험 상품 판매에 대한 투자자 보호규정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기종입니다. [ mbnlkj@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