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완연한 가을날씨로 접어들었다. 맑고 선선한 날씨가 계속되는 가운데 주말이면 전국 축제장은 나들이객으로 붐비고, 지역 명산에는 가을 정취를 느끼려는 등산객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걸을 때마다 느껴지는 극심한 고통 때문에 야외활동은 커녕 외출도 잘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내향성 발톱 환자들이다.
'내성발톱' 또는 '조갑감입'이라 불리는 내향성 발톱은 발톱이 살을 파고 들어 주변의 피부에 염증과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대개 엄지발가락에 흔하게 생기며, 초기에는 환부 주변이 빨개지고 가벼운 통증이 느껴진다. 하지만 방치할 경우 염증반응으로 인해 발톱 주위의 붓기가 심해지고 진물이 나고 곪는다.
에이치플러스(H+) 양지병원에 따르면 2019년 1월부터 8월까지 내향성발톱으로 내원한 환자는 총 19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월 평균 내원 환자는 23명 수준으로, 이중 남성 환자는 123명, 여성 환자는 67명으로 확인됐다. 남성은 오랜 시간 발을 꽉 조이는 등산화, 군화 등을 신고 생활하다가 병원을 찾으며, 여성들은 발가락 쪽으로 압력이 쏠리는 하이힐, 부츠를 장기간 착용해 치료를 받는 사례가 많다.
배병구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종양외과센터 센터장은 "내향성발톱은 비교적 많이 알려진 질병이다 보니 천천히 시간을 두고 대응해도 되는 가벼운 증상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다"라며 "하지만 초기에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하면 심한 냄새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게 되는 것은 물론, 제대로 걷기 조차 어려운 상태에 이를 수도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발톱이 살 속으로 파고들어 염증과 통증이 발생하는 내향성 발톱은 엄지발가락에 가장 흔히 발생하는데 특히 걷거나 뛸 때 가장 압박이 큰 부위인 오른발 엄지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초기에는 엄지발가락의 바깥쪽과 안쪽이 빨개지면서 붓고, 가벼운 통증이 느껴지지만 심해지면 진물이나 염증이 생겨 발톱 주위가 곪는다. 이러한 내향성 발톱은 발톱 바깥쪽의 살을 지속적으로 누르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며, 잘못된 발 관리도 영향을 미친다. 발톱을 깎을 때 손톱처럼 짧고 둥글게 깎으면 걸을 때 받는 압력에 의해 살이 안으로 파고들기 때문에 반드시 양쪽 끝을 충분히 남기고 깎아야 한다. 또한 신발은 발볼이 좁고 땀 배출이 되지 않는 높은 굽의 신발보다는 편한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무좀이나 발톱이 말리는 병(pincer nail)에 의해 내향성 발톱이 생기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 때는 의사와 조기에 상담을 하고 6개월 이상 약물치료를 하면서 경과 관찰을 해야 한다. 이 밖에 비만이나 노화가 진행되면서 자연적으로 발톱 굴곡이 심해져 내향성 발톱이 생길 수 있고, 유전적인 요인도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향성 발톱이 생겼을 때 간혹 네일 스티커나 비의료용 보조기 등으로 자가치료를 하는 사례를 볼 수 있는데, 스티커나 보조기는 살이 안으로 파고드는 것이나 발가락의 변형을 예방할 수는 있겠지만 휘어진 발톱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는 없다. 또한 내향성 발톱은 화농성 염증을 일으키는 연조직염과 같은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고, 증상이 완화되었다 해도 재발이 잦기 때문에 전문의를 통한 치료가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염증이 심하지 않은 내향성 발톱은 1~2주간 항생제와 소염제를 복용하면서 경과를 지켜보기도 한다. 이후에 발톱 주위 피부를 발톱에서 멀리 아래로 내려주는 테이핑을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다. 당장 발톱 주위 피부의 염증과 부종, 통증이 심하다면 즉시 발톱을 잘라주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가장 흔히 행해지는 수술은 아픈 쪽 발톱만 부분 제거하는 수술이다. 수술 후에는 약 2주간 소독치료를 하게 된다.
배병구 종양외과센터장은 "내향성 발톱은 초기에 병원을 찾아 치료받으면 증상이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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