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중구 한 면세점 앞에서 외국인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4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4일 시내면세점 신규 입찰을 마감한다. 입찰에 들어가는 특허권은 서울(3개), 인천(1개), 광주(1개)에 총 5개다. 충남에는 중소·중견기업 면세점 특허 1개가 나왔다. 특허권 수는 지난해 시내면세점 매출액 증가 규모와 해당 지역의 외국인 관광객 증가 수 등을 고려해 결정됐다. 운영 기간은 5년+5년 제도로 최대 10년까지다.
면세 사업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이미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등 상위권 3개 업체는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입찰에 불참 의사를 밝혔다. 한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시내면세점은 수익성이 좋지 않기 때문에 점포를 확장하면 할수록 적자"라고 말했다. 관련업계에서는 강북권 사업장이 없는 현대백화점면세점 정도만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내면세점 수익성이 좋지 않은 이유는 중국 대리구매상 때문이다.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중국 단체 관광객들은 떠났다. 그렇지만 개별 관광객들에게 한국 면세 쇼핑을 부탁하면서 소비를 이어갔다. 이를 사업적으로 체계화시킨 것이 대리구매상이다. 국내 면세점들은 대리구매상을 모아주는 여행사에 송객수수료를 지불하며 울며 겨자먹기로 장사를 해왔다. 평균 송객수수료율은 20% 안팎으로 1만원을 사면 2000원을 지불한다.
결국 적자에 시달리던 대기업 면세점들은 쓰러져갔다. 지난 9월에는 갤러리아면세점63을 운영하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운영 기간 1년을 남겨둔 채 사업권 포기를 선언했다. 지난달에는 두타면세점을 운영하는 두산이 백기를 들고 내년 4월까지만 매장을 열기로 했다. 한화와 두산이 지난 3여년간 면세 사업에서 낸 적자는 각각 1000억원, 600억원에 달한다.
반면 다음달 예정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입찰은 흥행이 예고됐다. 매물로 나오는 구역은 롯데(DF3), 신라(DF2·4·6), 신세계(DF7) 등 총 5곳으로, 모두 내년 8월자로 임대 계약이 만료된다. 신라면세점의 경우 이번 입찰에 실패할 시 인천국제공항에서 철수해야 하기 때문에 수성이 절실하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임대료 부담으로 T1에서 철수한 설욕전에 나설 전망이다. 여기에 아직 공항에 둥지를 틀지 못한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의욕을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서울 시내면세점은 중국 대리구매상들의 놀이터가 돼 수익이 나지 않는데 이들을 위해 많은 돈을 들여가며 매장을 늘릴 이유는 없다"며 "공항면세점 역시 수익률은 좋지 않지만 그나마 세계 1위 공항 관문이라는 프리미엄이 붙는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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