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은 6일 "중견기업들이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을 M&A할 때 중소기업 지위를 유지하는 기간이 3년인 반면 대기업은 7년간 유예된다. 아직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이분법적 시각에 머물러 중견기업을 역차별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느 지방자치단체가 청년수당으로 3천억원을 준다고 하는데, 그 돈이면 우리 회사(신영그룹)와 같은 기업을 몇 개 만들 수 있다"면서 "일자리를 주면 되지 돈으로 주는 것은 안 된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마음이 아프다"라고 꼬집었다.
강 회장은 오는 19일부터 열리는 '중견기업주간 행사'를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견기업 육성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의 미흡함을 토로했다.
강 회장은 "정부와 정치권에서 정책과 입법을 하는 분들은 우리 중견기업인들만큼 절실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내년 총선을 언급하며 "각 정당이 공천 심사를 할 때 법안을 많이 발의하는 의원에게 점수를 많이 줘서는 안 된다"면서 "가능하면 기존 법을 연구해서 상호충돌하는 법을 정리하고, 국가발전을 저해하는 규제를 없애는 법안을 내는 사람을 공천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 회장은 또 해외 진출을 위해 사력을 다하는 중견기업에 대한 국내 금융권의 아쉬운 지원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최근 연간 1000억원 규모 프로젝트를 해외 기업으로부터 수주했고 대금은 제품 선적시 받기로 했는데 우리나라 하도급법상 협력업체에 60일 이내에 대금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생산과 결제기간 사이에 운영자금이 매우 필요하다"면서 "국내 금융권은 미국에 있는 해외 공장과 설비를 담보로 쳐주지도 않아 자금 융통이 어렵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지난 2013년 2월 취임 이후 중견기업특별법 제정과 중견련 법정단체 출범, 중견기업 성장촉진 기본계획 수립 등을 이끌며 중견기업의 위상을 높여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제10대 회장으로 세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국내 중견기업은 2017년 기준 총 4468개로 고용 규모는 136만명, 매출액은 738조원에 이른다.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간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리는 중견기업 주간 행사에서는 '한국경제 르네상스를 선도하는 중견기업'을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제5회 중견기업인의 날 기념식을 비롯해 중견기업&스타트업 네트워킹 데이, 중견기업 혁신 국제 컨퍼런스 등 중견기업 혁신에 바탕한 새로운 성장 전략을 모색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중견기업 성장탑'을 신설하고 지속적인 혁신에 바탕해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강 회장은 "조만간 발표될 제2차 중견기업 성장촉진 기본계획이 중견기업 육성정책의 획기적 전환을 이룰 거대한 비전이자 세밀한 미션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병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