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과 제주항공(애경) 컨소시엄 간 '2파전'으로 압축되면서 어떤 회사가 마지막에 웃게 될지 관심이 쏠립니다.
시장에서는 현대산업개발 측이 애경보다 매입 가격을 약 1조원가량 더 써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무게 추가 이미 현산 쪽으로 기운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옵니다.
현산이 아시아나를 인수하면 기존 면세점·호텔 사업과 시너지가 예상되고, 범(汎)현대가(家) 차원에서는 항공업 진출 문을 다시 연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애경이 현산을 제치고 아시아나를 품으면 대한항공을 제치고 단번에 국내 1위 항공사로 도약하게 된다.
오늘(8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과 애경은 모두 전날 마감한 아시아나항공 본입찰에 참여해 각자 책정한 적정 가격을 제시했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산 컨소시엄이 매입 가격으로 2조5천억 원가량을 써냈고, 애경 컨소시엄이 1조5천억 원 안팎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현산 쪽으로 분위기가 기운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아시아나 인수를 추진하는 현산은 정몽규 회장이 직접 나서서 이번 인수 과정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산과 미래에셋은 미래에셋대우가 보유하고 있던 '부동산114'를 현산에 매각하는 등의 인연을 바탕으로 긴밀한 호흡을 유지해왔습니다.
현산은 아시아나 인수에 성공하면 현재 그룹이 보유한 면세점과 호텔 사업 등 부분에서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산은 올해 강원 오크밸리를 인수하는 등 그룹 내 사업 다각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새로운 분야에 과감히 투자하는 기조가 이어지면 침체된 분위기의 아시아나에도 새로운 활력이 돌 것이라는 기대가 있습니다.
현산 관계자는 "그동안 미래 먹거리 창출, 그룹의 외형 확장을 위해 꾸준히 투자·인수 대상을 발굴해왔다"며 "아시아나의 운송 기능이 그룹이 추구하는 유통산업과 융복합 개발사업을 통한 수익 창출 등과 맞아떨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산의 아시아나 인수는 범현대가 차원에서는 항공업 진출로 자동차, 조선·해운과 함께 '육·해·공'을 모두 사업 영역에 두게 된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고(故) 정주영 회장 시절 현대그룹은 1989년 현대정공에서 민수용 헬기 사업을 추진하다가 1994년 현대기술개발 설립하며 항공기 제작 사업을 본격 추진했고, 1996년 현대우주항공으로 새로 출범하면서 항공업 진출 초석을 놓은 역사가 있습니다.
그러나 1999년 현대우주항공과 삼성우주항공, 대우중공업이 빅딜에 의해 한국항공우주(KAI)로 재편되면서 현대는 사실상 항공업에서 손을 뗐습니다.
인수전 초기만 하더라도 증권가에서는 현산의 아시아나 인수 추진을 의외로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전날 정몽규 현산 회장과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시장의 예상을 상회하는 수준의 '통 큰 베팅'을 하면서 강력한 인수 의지를 확인했습니다.
제주항공 명의로 입찰에 참여한 애경은 이번 인수전에 가장 적극적으로 임한 후보로 꼽힙니다.
인수전 참여 자체를 공개하지 않던 다른 업체와 달리 애경은 수차례 보도자료를 통해 아시아나 인수 의지를 알렸습니다.
애경은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을 국내 3위 항공사로 키운 실적을 앞세워 "입찰 후보 중 항공운송산업 경험이 있는 유일한 전략적투자자(SI)"라며 아시아나 인수 적임자임을 강조했습니다.
애경이 아시아나를 인수하면 대략 국제선 45%, 국내선 48%를 점유하게 돼 대한항공을 제치고 국내 최대 항공 그룹으로 순식간에 지위가 격상됩니다.
애경은 세계 주요 항공사 간 인수·합병 사례를 연구해 침체된
금호산업은 본입찰 서류 검토를 신속히 진행, 이르면 1주일 안에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발표하고 연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해 매각 작업을 모두 마무리한다는 계획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