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정수기 안에 곰팡이가 생겼다는 보도 전해 드렸었는데, 추가로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정기 점검을 받은 이후 정수기를 열어보니 곰팡이가 발생했던 스티로폼 위에 슬그머니 검은색 단열재가 붙어 있더라는 내용입니다.
색깔이 색깔인지라 곰팡이가 다시 생겨도 소비자는 알 수 없겠죠.
이혁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최근 정수기 곰팡이 논란이 일자 김 모 씨는 자신의 집 정수기 안쪽을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곰팡이가 주로 생기는 스티로폼 부분에 검은색 소재가 붙어 있었습니다.
지난달 정기 점검 때 관리사가 붙인 것으로, 당시엔 고지받지 못한 부분입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LG전자 정수기 소비자
- "스티로폼을 닦고 검은색 단열재를 붙이라고 지시를 받았다고…. 몰래 처리했다는 건 은폐하려고 했다, 기만행위죠."
회사 측이 붙인 건 단열재, 곰팡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비용을 들여 조치했고 소비자에게 말하지 않은 건 단순 실수라는 설명입니다.
문제는 단열재의 색깔.
전문가는 회사가 사용한 폴리에틸렌폼 소재는 원래 흰색이라며 소비자 눈속임용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덕환 / 서강대 화학과 교수
- "(검은) 소재는 명백하게 색깔을 입힌 겁니다. 검은색 단열재 위에 곰팡이가 생기면 눈에 안 띌 가능성이 크죠."
이에 대해 LG전자 측은 빠른 AS를 위해 이미 확보된 검은 소재를 사용했을 뿐 다른 의도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LG전자 관계자
- "세탁기나 냉장고 등 다른 가전 제품에 쓰이고 있는 단열재입니다."
곰팡이 발생 원인을 조사 중인 소비자원은 회사가 붙인 검은 단열재가 실제 곰팡이 발생을 억제하는지, AS 과정에서 소비자 권리를 침해하진 않았는지 추가로 살펴볼 계획입니다.
MBN뉴스 이혁근입니다. [ root@mbn.co.kr ]
영상취재 : 임채웅 기자, 김광원 VJ
영상편집 : 박찬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