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환 스마트레이더시스템 대표. [사진 제공 = 스마트레이더시스템] |
김용환 스마트레이더시스템 대표는 긴 여행을 떠날 준비가 돼 있어 보였다. 레이더(Radar)를 이미지화한다던 변방의 스타트업은 반십년이 지나 혁신 회사로 성장했다. 세계적인 기술 업체와 맺은 협업만 수십건. 최근에는 실리콘밸리 소재 투자사를 포함해 5곳의 투자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이미 시장에서 '가장 상용화에 근접한 기술'로 평가받으며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지금이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 했다. 마지막 목표가 무엇이냐는 근본적인 질문의 마침표는 "한국의 모빌아이가 되는 길"이라는 답이었다.
김 대표는 LG전자 홈 IoT, 빌딩 매니지먼트 시스템, LED 조명 부문 사업담당을 거친 IT 전문가다. 2009년부터 지금 회사에 합류하기 전까지 LG그룹 임원을 지냈다. 그는 사회생활을 실리콘밸리 시스코시스템즈에서 시작했다. 미국 2위 통신사 AT&T에서도 경력을 쌓았다.
4D 이미지 레이더는 기존에 점으로만 보였던 레이더 타깃을 4D 이미지로 구현한 기술이다. 이미지로 구현한 만큼 형태를 명확히 표시해 사용자가 정밀한 파악을 가능하도록 한다. 이렇게 탄생한 제품이 '레티나(RETINA) 4D 이미지레이더'다.
그렇다면 이미지보다 선명한 카메라를 사용하면 되지 않을까라는 질문에 김 대표는 '아니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카메라는 역광, 우천 등이 발생하면 작동이 어려워지는데 그 취약점을 레이더 기술이 보완해 준다"며 "특히 4D 이미지레이더는 물체의 거리, 높이, 깊이와 더불어 속도까지 감지해 카메라보다 정밀하게 물체를 파악한다"고 말했다.
장거리 탐지 능력도 높였다. 기존 레이더 탐지 능력이 최대 70m라면 스마트레이더시스템 기술로 측정 거리는 350m까지 늘었다. 자율주행자동차 눈 역할을 하는 레이더 성능을 5배 가까이 높인 셈이다.
레이더는 차량의 눈 역할을 하며 자율주행 분야에 많이 사용돼 왔다. 하지만 김 대표는 4D 이미지레이더가 기반이 되면 적용할 수 있는 분야는 지금보다 훨씬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대표는 "우리 글로벌 자율주행 회사들을 중심으로 협업하고 있지만 드론, 로봇, 보안, 스마트시티 등의 회사들과 일을 하며 다양한 분야에 기술 적용을 시도하고 있다"며 "현재 개발이 한창이지만 산업용쪽으로는 일부 매출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이 자체 개발한 4D 이미지 레이더 레티나(RETINA). [사진 제공 = 스마트레이더시스템] |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이 본격적으로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한 것은 올해부터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 참가한 김 대표는 4D 이미지 레이더 기술을 선보였다. 이날 현장에서 김 대표는 다수의 글로벌 고객사들과 협력을 이뤄냈고 공동개발을 위한 비즈니스 파트너를 두루 만나며 성과를 이뤘다.
다만 숙제는 남았다. 제품 소형화와 해상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레이더를 라이다(LiDAR) 못지않은 성능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다. 김 대표는 "레이더도 라이다에 버금가는 성능으로 발전시키고자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며 "예상한대로 성능이 나온다면, 우리 기술은 자체 속도·에너지 정보도 있는 만큼 라이다 그 이상의 이점으로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향후 세계적 기술 기업들과의 협업을 더욱 확대해 판매량을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내년 1월 개최되는 CES 2020에도 참가해 업그레이드된 4D 이미지레이더를 선보인다는 방
김 대표는 "우리는 4D 이미지레이더를 내년 10만개 이상, 2021년에는 20만개 이상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최종 목표는 향후 회사가 일정 수준으로 성장하면 회사를 실리콘밸리 '페이팔 마피아'처럼 직원을 스핀오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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