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신사와 하이트진로가 협업한 '참이슬 백팩' |
3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오프라인 구매에는 소극적이지만 패션 트렌드에는 민감한 10~20대 남성들을 잘 공략한 업체로 평가를 받는다.
총회원 수 550만명(올해 9월 기준)을 자랑하는 무신사에서 10~20대 고객 비중은 71%를 차지하고 있다. 성별로 따져보면 남성 회원 비율이 전체의 54%에 달한다.
여성 소비자가 대다수인 패션 시장에서 무신사처럼 남성 고객 수가 여성을 추월한 경우는 흔치 않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스포츠 브랜드가 주를 이룬 쇼핑몰에서조차 여성 고객이 많은 게 현실인데, 남성 고객이 여성 보다 많은 곳은 무신사가 유일할 것"이라며 "1020세대 남성 고객을 노리는 많은 패션 브랜드에서 무신사 입점을 서두르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무신사는 남성 고객들을 위한 마케팅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1020세대 남성들에게 인기있는 모바일 게임 '배틀 그라운드'나 하이트진로의 소주 '참이슬'과 함께 손잡고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내놓는 것이 한 예다. '참이슬 백팩'의 경우 판매한 지 5분만에 400개 수량이 완판되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 커버낫 ×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협업 사례 |
무신사 랭킹숍은 실고객 반응 데이터 알고리즘 기반의 상품 데이터로, 가장 인기있는 상품과 브랜드 등을 소개한다. 이를 통해 패알못인 남성 고객도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또한 AI 기반 이미지 검색 서비스와 실측 기반의 사이즈 핏 가이드를 통해 온라인 쇼핑도 오프라인 못지 않게 편리하게 해준다.
한때 파산 위기까지 몰렸던 휠라 역시 1020대 남성들을 적극 공략해 부활에 성공한 패션 브랜드로 손꼽힌다.
2016년 휠라는 대대적인 리뉴얼을 단행하며 주고객층을 30~40대에서 10~20대로 확 낮췄다.
1020세대가 부담 없이 살 수 있도록 가격 역시 낮추기 위해 도매 형태로 유통채널을 병행 운영했다. 특히 남성 고객들이 접근하기 쉽도록 기존 백화점이나 대리점 위주의 소매 방식이 아니라 신발 편집숍 매장인 ABC마트 등에서 판매를 집중했다.
↑ 휠라 × 유튜브게이밍 크리에이터 협업 사례 |
휠라와 유튜브게이밍 크리에이터 5인(뜨뜨뜨뜨, 탬탬버린, 소니쇼, 아구, 김왼팔) 협업 컬렉션의 경우 폭발적인 인기로 빠른 품절 사태가 빚어졌다. 남성 고객에 어필하는 각 크리에이터 특유의 개성과 팬들이 제안한 디자인 아이디어를 담아 제작해 더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같은 전략에 힘입어 휠라 매출은 지난해 2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한 2016년 9671억원 수준이던 매출과 비교해 보면 3배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휠라는 곧 매출 '3조 클럽'에 가입할
패션업계 관계자는 "3040세대 사이 주목받은 '아재 패션'에 이어 1020 세대 역시 요즘 패션업계에서는 떠오르는 큰 손"이라며 "패션 뿐 아니라 뷰티나 각종 액세서리에도 관심이 많은 이들 세대를 잡는 것이 내년에도 큰 화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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