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3일 국내 배달앱 시장 2위 요기요를 운영하는 독일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가 업계 1위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13일 국내외 지분 87%를 DH에 매각했다고 발표했다. 김봉진 대표 등 우아한형제들 경영진이 보유한 지분 13%는 추후 DH 본사 지분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DH와 우아한형제들은 배민과 요기요, 배달통이 지금처럼 독자 운영하며 경쟁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소비자들은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누리꾼들은 "그럼 이제 시장 독과점 상태니까 쿠폰도 안 뿌리고 혜택도 뭐 없겠네…ㅋㅋㅋ"(MAX_MMAXI*****), "음식점 사장님들 곡소리가 미리 들리는 듯"(JJs*****)라는 등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앱은 검색용으로 쓰고 이제 가게로 주문해야겠네"(haew*****), "그래도 수수료 덜 떼가는 국내 기업이라고 꾸준히 썼었는데 이제 이용 안해야 겠다"(Ice_mil*****)라며 앱을 그만 사용하겠다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두 회사는 지금까지 경쟁하며 다양한 할인 이벤트를 펼쳐왔다.
그간 요기요는 매달 9900원을 결제하면 앱 내 모든 메뉴를 10회, 3000원씩 자동 할인해주는 '슈퍼클럽'과 월별 다른 업체의 할인을 제공하는 '슈퍼레드위크' 등을 진행했다. 배달의민족도 지난 4월 선착순 1만 명에게 '공짜 치킨'을 제공하는 등 여러 이벤트를 열어왔다.
하지만 두 업체가 합병하면 굳이 출혈경쟁을 하며 고객을 모을 필요가 없어진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배달 앱 시장 점유율은 배민 55.7%, 요기요 33.5%, 배달통 10.8%로, DH 계열 배달 앱의 점유율을 합치면 99%가 넘는다. 곧바로 할인 혜택이 없어지진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줄어들 거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가맹점주들은 그간 광고 제도를 운영하는 배민과 중개수수료를 받는 요기요 중 더 유리한 비용 체계를 가진 곳을 택해 계약했다. 하지만 두 업체의 본사가 하나로 합쳐지면서 선택지가 사라질 위험이 생겼다. 아울러 시장 독점 상태에서 여러 수수료가 인상되면, 그 비용이 '배달비 인상' 등의 형태로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전국 가맹점주 협의회는 지난 16일 논평을 내고 "한 기업으로 배달 앱 시장이 통일되는 것은 자영업 시장에 고통을 더하게 될 것"이라며 "90% 이상의 배달 앱 시장이 독일 자본의 지배를 받게 되면 각종 수수료 인상과 횡포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배달 플랫폼이 수수료
협의회는 나아가 "이번 인수합병 심사뿐 아니라 자영업 시장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배달 앱 시장의 수수료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해 가는 방향을 마련할 것"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촉구했다.
[디지털뉴스국 장수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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