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제공 = 연합뉴스] |
시중에 돈은 많이 풀리고 있는데 반해 돈이 도는 속도는 느려지고 있는 '돈맥경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경제주체들이 현금을 보유하려고 하는 경향이 강하게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말(9월말) 현재 화폐발행잔액은 120조원(123조3760억원)을 넘어섰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분기말 기준 120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어 10월말 122조6979억원, 11월말 123조5585억원으로 유동성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화폐발행잔액은 한은이 발행해서 시중에 공급한 화폐 중 환수한 금액을 뺀 잔액이다. 쉽게 말해 현재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현금의 규모라고 보면 된다.
시중에 돈은 많이 풀려 있지만 돈이 얼마나 잘 도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는 역대 최저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려 시중에 돈을 풀고 있지만 경제 선순환 체계가 작동하지 않으면서 돈이 돌지 않고 고여만 있는 것이다.
돈맥경화 현상의 근거인 통화승수와 화폐유통속도를 살펴보면 이를 뒷받침한다.
본원통화가 통화량을 얼마나 창출했는지를 보여주는 통화승수(M2/본원통화)는 올해 10월말 현재 15.71배로, 역대 최저치인 1996년 4월(15.50배) 수준에 근접해 있다. 통화승수는 중앙은행이 본원통화 1을 공급할 때 창출되는 통화량이다. 통화
통화의 유통속도(국내총생산/M2)는 올해 9월말 현재 0.6775로 역대 최저다. 화폐유통속도가 하락한다는 것은 돈이 생산, 소비, 투자 등에 투입되지 못한다고 볼 수 있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