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방한 중인 스웨덴 발렌베리 그룹의 마르쿠스 발렌베리 회장과 그제(18일) 회동하면서 '착한 경영' 화두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스웨덴 최대 기업집단인 발렌베리 그룹의 발렌베리 가문은 5대째 가족 세습을 이어가지만 '존재하되 드러내지 않는다'는 가문의 원칙에 따라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로 유명합니다.
스웨덴에서 존경받는 기업으로, 우리나라 재계에서도 삼성 등 여러 재벌기업들이 닮고자 하는 사례로 꼽힙니다.
1856년 앙드레 오스카 발렌베리가 창업한 스톡홀름엔스킬다은행(SEB)으로 시작한 발렌베리 그룹은 현재 스웨덴 국내 총생산 3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기업입니다.
발렌베리 그룹은 발렌베리 가문이 5대째 경영권을 세습하면서도 그 부는 발렌베리 가문이 축적하지 않고 사회로 환원하는 구조를 가졌습니다.
발렌베리가는 전문 경영인들에게 각 자회사의 경영권을 독립적으로 일임하고, 지주회사 인베스터를 통해 자회사들에 대한 지배권을 행사합니다. 또 지주사 인베스터는 발렌베리 재단이 지배합니다.
발렌베리 회사들이 내는 수익들은 재단으로 들어와 다시 사회로 나갑니다. 수익 80%는 과학·교육 등에 대한 투자로 환원하고 20%는 재단 내부에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발렌베리 그룹을 가문이 소유한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소유권은 특권이 아닌 책임"이라는 가문의 전통이 녹아있습니다.
발렌베리 기업들은 노조 대표를 이사회에 의무적으로 중용해 경영 참여를 유도합니다. 노동자도 동등한 파트너로 대해 회사에 대한 주인 의식을 높인다는 취지에서입니다.
후계자 선정도 혹독하기로 유명합니다. 혼자 힘으로 명문대를 졸업해야 한다는 등의 까다로운 조건들이 있습니다. 10년에 걸친 검증 과정에서 능력을 입증해야 후계자가 될 수 있습니다. '견제와 균형' 정신에 따라 후계자는 두명을 선출합니다.
발렌베리 가문의 이 같은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스웨덴 사회를 이끌어 간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 때부터 발렌베리가와 인연이 있습니다. 이 회장이 2003년 스웨덴 출장 때 발렌베리가를 만나 경영 시스템과 기업의 사회적 역할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2012년 방한한 발렌베리 SEB 회장 일행을 리움미술관으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한 적 있습니다.
이 부회장은 그제(18일) 한·스웨덴 비즈니스 서밋'이 열린 서울 송파구 시그니엘서울을 찾아 발렌베리 회장과 회동하고 양사간 협력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고 삼성전자는 밝혔습니다.
발렌베리 회장이 5세대(5G) 이동통신 분야에 대한 협력 방안을 서밋 행사에서 발표한 바 있어, 이 회장과도 5G 사업 등에 대해 논의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은 지난 17일 '노조와해' 사건
삼성은 이에 따라 '미래지향적'으로 근본적 변화를 꾀하는 상황입니다. 이런 시기에 '착한 경영'의 표본과 같은 발렌베리가와 만났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는 해석도 재계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