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 제공 = 티몬] |
앞서 티몬은 주관사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지난달 900억원 선순위 대출과 300억원 후순위 대출에 투자할 기관투자자를 모집해 이달 초 신한캐피탈과 국내 저축은행 한 곳으로부터 총 900억원을 유치했다. 티몬이 보유한 매출채권을 담보로 자산유동화대출(ABL)을 받는 방식으로, 매출채권이 현금화되면 투자자는 원리금을 상환받게 된다.
이후 티몬이 후순위 대출에 대한 추가 투자자를 모집한다는 얘기가 돌았지만, 최영준 티몬 CFO는 지난 19일 기자와 만나 "이번에 받은 투자가 아마도 마지막일 것"이라면서 "내년 흑자전환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이제는 자력갱생이 가능하다. 지금 계획대로만 가면 밖에서 가져오는 것(외부투자)은 이제 끝"이라고 강조했다.
티몬은 지난해 초 100억원대에 달하던 월단위 적자를 올해 4분기에는 매월 10억원 중반대로 줄였다. 이 흐름대로라면 내년 3월께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란 게 티몬의 설명이다. 실현된다면 쿠팡,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 출신 이커머스 기업 중 처음으로 흑자전환을 달성한다.
최 CFO는 무엇보다 '타임커머스' 마케팅이 적자폭을 줄이는 데 주효했다고 봤다. 파트너사에게 지속적으로 낮은 공급가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애초 가까운 시일 내 할인 이벤트를 벌일 계획이 있는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광고비를 받지 않는 등 마케팅을 지원해 짧은 할인 프로모션 기간 동안 큰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다. 올 하반기 직매입 방식의 슈퍼마트 서비스를 접는 등 수익개선에 나선 것도 효과를 봤다.
그는 "기존 이커머스는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성장 방식과 동일하게 충성고객을 늘려 유통업체 힘을 키운 뒤 제조사를 압박해 가격을 내리고자 했다"면서 "하지만 이 방식은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될 때까지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할인쿠폰이나 빠른 배송 서비스에 막대한 투자금을 쏟아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충성고객이나 체리피커(여러 쇼핑몰을 오가며 낮은 가격의 상품을 찾는 소비자)와 달리, 타임커머스 이용자는 아웃렛처럼 가볍게 아이쇼핑을 하러 왔다가 가격이 저렴해 '사볼까'라고 생각하는 충동구매적 성향이 짙다"며 "장보기 중심의 쿠팡이나 가격비교 위주의 네이버와는 타겟 소비자층이 다른 만큼 티몬만의 독자적 영역에서 브랜드를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티몬에 따르면 지난해 1월에 2회 이상 티몬에서 상품을 구입한 소비자 비중은 전체 구입 고객 중 45%를 차지했지만, 지난달에는 52%로 7%포인트 늘었다. 5회 이상 구매한 소비자 역시 같은 기간, 11%에서 18%로 뛰었다. 티몬의 손실 발생 고객과 이익 창출 고객 비중은 지난해 1분기에 각각 37%와 63%였지만, 올해 4분기에는 20%와 80%로 격차가 벌어졌다.
지난해 3분기 대비 올해 3분기 거래액은 6% 증가했다. 손실 발생 고객은 줄고 거래액과 다수 구입 고객이 늘면서 이익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최 CFO는 "티몬 이용자는 검색보다 스크롤을 내려 구입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며 "특별한 목적성 없이 티몬 앱을 방문했다가 상품을 실제 구입하는 진성 고객 비중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 CFO는 최근 불거진 롯데 매각설과 관련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브로커들이 가운데에서 여러 회사와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안다. 롯데 매각설 역시 이 수준에서 나온 얘기"라고 전했다.
이어 "사모펀드가 (티몬을) 갖고 있으니 매각 가능성은 열려있다. 하지만 흑자전환으로 여유가 생긴 만큼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해나가면서 좋은 딜이 있으면 진행해볼 수도 있는 것일 뿐 몸값을 낮춰 회사를 팔 생각은 없다. 이진원 티몬 대표는 물론 최대주주 생각 역시 이와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티몬은 기업공개(IPO) 가능성에 대해서는 "삼성증권이 주간사로 선정돼 있긴 하지만 조건 등을 따져봤을 때 가까운 시일 내엔 어렵다. 하지만 2~3년 내엔 가능할 수 있을 것"
최 CFO는 "적자회사의 '제값'을 따지긴 쉽지 않다. 티몬은 흑자전환 앞둔 만큼 티몬만의 밸류에이션으로 추후 M&A나 IPO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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