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0년에서 2018년 사이 대졸자 수와 적정 일자리 수 변화 추이. [자료 = 한국은행] |
한국은행 조사국 연구에 따르면, 취업자의 학력이 일자리가 요구하는 학력보다 높은 비율(하향취업률)이 올해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하향취업은 대졸자가 관리자, 전문가 및 사무종사자면 적정 취업으로 간주하고 그 외 나머지 직업이면 하향취업으로 분류했다. 예를 들어, 대졸자가 매장 판매직이나 서비스직에 취업하면 하향취업으로 본 것이다.
2000년대 22~23%를 형성하던 하향취업률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격히 높아졌다. 2000년 1월 22.63%이던 하향취업률은 2008년 평균 23.6%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 2015년 28.6%, 2018년 29.2%를 기록했다. 이후 올해 3월 30.2%를 기록해 처음으로 30% 선을 넘었다. 올해 1월~9월 하향취업률 평균은 30.3%다.
하향취업률이 높아진 것은 업무에 필요한 능력보다 과잉 교육받은 사람이 늘었음을 의미한다. 뒤집어 생각하면 충분히 교육받은 인재가 공급되고 있음에도 대졸자가 필요한 일자리가 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다. 한은 관계자는 "2000년~2018년 사이 대졸자는 연평균 4.3% 늘었지만 적정 일자리는 2.8% 증가에 그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 번 하향취업하면 적정취업으로 옮기기 어려운 현상도 포착됐다. 하향 취업자 중 1년 후 적정취업으로 옮기는 비율은 4.6%에 불과했다. 2년 후(8.0%)와 3년 후(11.1%)에 적정취업으로 옮
하향취업한 경우 임금 격차는 또렷하게 나타났다. 하향취업자 평균임금은 2004∼2018년 평균 177만원으로, 같은 기간 적정취업자 평균임금 284만원보다 38% 낮았다. 대학 전공별 하향취업률은 의약·사범계열이 10% 이내로 낮았지만, 인문·사회, 예체능, 이공계열은 30% 내외로 높았다.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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