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1위 항공사 대한항공이 내놓은 마일리지 제도 개편안이 '조삼모사'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비행기 탑승권 가격 일부를 마일리지로 결제할 수 있게 했지만, 일반석 고객들은 앞으로 마일리지를 쌓기도 쓰기도 불리해지거든요.
정주영 기자가 따져봤습니다.
【 기자 】
대한항공이 최근 내놓은 마일리지 제도 개편안의 핵심은 내년 11월 도입되는 복합결제입니다.
비행기 표의 80%는 현금 등으로 나머지 20%는 쌓아놓은 마일리지로 결제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 스탠딩 : 정주영 / 기자
- "마일리지를 쓸 곳이 없다는 지적을 수용한 건데요. 그럼 대부분의 일반석 고객들은 정말 혜택을 보는 걸까요?"
먼저 비행기 탑승 시 마일리지 적립률을 살펴봤습니다.
값비싼 일등석과 프레스티지석의 적립률은 각각 높아지지만, 일반석은 오히려 절반 이하로 떨어집니다.
정작 마일리지를 쓸 때는 부담이 커집니다.
일반석을 프레스티지석으로 즉 좌석을 승급하면 국내선은 기존보다 3배가 넘는 5,000마일, 해외 노선은 더 많은 마일리지를 써야 합니다.
일반석 마일리지를 쌓아 일등석을 타려는 꿈도 더 멀어집니다.
지금은 일반석으로 인천~뉴욕을 8번 왕복해 마일리지를 쌓으면 같은 구간의 편도 일등석을 1번 탈 수 있지만, 앞으로는 5배인 40번 가까이 왕복해야 기준을 맞춥니다.
특히 마일리지는 무상 서비스가 아닌 소비자 재산인데도, 매년 1월 소멸하는 마일리지 관련 대책은 쏙 빠졌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 인터뷰 : 박홍수 / 소비자주권시민회의 팀장
- "항공 소비자들의 분노를 희석시키기 위한 면피성 개편안이자 조삼모사식 개편안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일등석 고객들은 오히려 유리해지는 등 운임과 거리에 따라 차등화했다면서 시범 운영을 통해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MBN뉴스 정주영입니다. [jaljalaram@mbn.co.kr]
영상취재 : 이권열·변성중 기자
영상편집 :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