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에서 처음 발병한지 넉 달이 지났습니다.
사육돼지에서는 지난해 10월 이후로 추가 발병이 없지만, 야생멧돼지 감염이 잇따르면서 정부가 쉽게 종식선언을 못하고 있는데요.
이에 따른 농가의 불만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병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강원도 철원의 한 돼지농가, 사육장 안이 돼지들로 붐빕니다.
제대로 누울 공간도 부족한데, 농민들은 계속되는 이동제한 조치에 제때 돼지를 출하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합니다.
철원 지역은 사육돼지 발병이 없었지만, 인근지역과 야생멧돼지 감염이 잇따르면서 4개월째 이동제한 조치가 내려져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재춘 / 철원군 ASF 비상대책위원장
- "체중 115kg 기준해서 출하하거든요. 그런데 이동제한이 걸려서 현재 나가는 돼지 체중 보면 130kg 초과되는 돼지가 많이 있습니다. 상품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돼지열병이 휩쓴 경기북부 지역 농가들도 상황이 어렵긴 마찬가지입니다.
다시 돼지를 기를 수 있는 정부의 '재입식 지침'이 나오지 않으면서 현업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스탠딩 : 이병주 / 기자
- "아프리카돼지열병 피해 농민 수백명은 정부가 재입식과 이동제한 해제 일정 등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으라며 항의 집회를 가졌습니다."
가축전염병 매뉴얼 상에는 마지막 발병농가의 살처분 뒤 30일이 지나면 이동제한이 풀리고, 40일의 소독과 60일의 검사기간을 거쳐 재입식을 허용토록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9일이 마지막 감염 농가였던 만큼 상당수 이동제한이 풀렸지만, 문제는 멧돼지입니다.
▶ 인터뷰(☎) :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
- "야생멧돼지에 의한 오염우려가 있다거나 그럴 때는 추가로 검역본부장이나 전문가의 기술자문을 받아서 별도의 입식시간을 정해서…."
지난주에만 17마리의 야생멧돼지에서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확인되면서, 정부의 멧돼지 방역 대책을 꼬집는 농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병주입니다.[ freibj@mbn.co.kr ]
영상취재 : 이종호 기자
영상편집 : 유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