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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19일 가격 인상 포문을 연 롯데리아는 버거, 디저트 등 42종 제품가격을 평균 2% 올렸다. 이어 26~27일에는 버거킹(평균 2.5%), 코카콜라(5.8%), 농심(11%) 등이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이 중 롯데리아, 버거킹, 코카콜라는 2년연속 연말연초에 가격을 올렸다. 올해 들어선 엔제리너스가 커피, 차 등 29종의 가격을 평균 0.7% 인상했다.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의 대명사인 하겐다즈도 미니와 파인트 가격을 각각 14.3%, 14.2%씩 올렸다. 맥도날드는 지난 20일 빅맥세트, 치즈버거 등을 포함한 8종 가격을 평균 1.36% 인상했다. 국내 식품산업을 선도하는 CJ제일제당은 지난해 2월 햇반과 액젓·고추장·된장 등 8종의 제품가격을 평균 8%씩 올린 데 이어 올초에는 햇반컵반을 11.4% 인상했다. 다음달 13일부턴 냉장햄·소시지·베이컨 등 수입육을 사용하는 26개 제품가격도 평균 9.7%씩 올린다. 동원F&B의 양반죽, 매일유업의 초콜릿 음료 등도 최소 7%에서 최대 20%까지 가격이 인상됐다. 동원F&B의 경우 CJ제일제당과 마찬가지로 현재 냉장햄류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먼저 업체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그들은 원가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재료비, 인건비, 임대료 등이 해가 바뀌는 시점에 주로 오르다 보니 인상분 반영 시기가 맞물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건비의 경우 매년 1월 1일자로 바뀌는 최저임금에 절대적 영향을 받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의도를 갖고 특정시기에 가격 인상을 계획하는 것은 아니다"며 "원재료값 상승 등의 외부 요인을 고려하는 것이 더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조금 생각이 달랐다. 회계처리를 용이하게 하고 가격 변동에 따른 비용을 줄이고자 인상 시점을 연말연시로 설정하는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원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주가처럼 수시로 변동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를 일일이 가격에 반영하다 보면 불필요한 비용이 도리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변숫값을 전반적으로 평균화한 뒤 회계연도가 바뀌거나 납품계약을 갱신하는 시점에 일괄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인 경영 전략"이라고 말했다.
소비활동이 활발해지고 사회적 관심도 여러 곳으로 분산되는 연말 연초에 가격 인상이 집중된다는 점에서 업체들이 '꼼수'를 부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자 한 봉지 값이 단 100원만 올라도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연중에, 그것도 국정감사 전에 가격 인상으로 이슈가 되는 것은 업체로선 부담"이라고 말했다. 그는 "혼자가 아닌 여러 곳과 함께 움직이면 주목도도 떨어지니 일석이조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연말연초 직장에서 보너스 받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일시적으로 커질 수 있는데 그 틈을 기업들이 파고드는 것으로도 해석된다"고 말했다.
소비자를 대변하는 단체는 기업들의 행태에 문제제기를 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관계자는 "2년 연속 가격을 인상한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그 근거로 원재료, 인건비 등을 들고 있는데, 실제 감사보
[심희진 기자 /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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