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이 마련한 산업별 구조조정 기획 시리즈, 오늘(11일)은 다섯 번째로 석유화학 업종입니다.
전문가들은 석유화학 업체가 스스로 구조조정에 나설 수 있게 독과점 규제를 완화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박수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충남 대산에 위치한 석유화학단지입니다.
경기침체 여파로 한 때 공장 가동률을 70%까지 줄여야 했지만, 최근엔 수요가 조금씩 제자리를 찾으면서 공장 사정이 다소 나아졌습니다.
▶ 인터뷰 : 공장 관계자
- "재고가 안 나가서 공장을 좀 껐었어요. 재고관리 차원에서…시장성은 아직까지 어려움이 많지만 재고관리 차원에서는 나아졌다고 봐야죠"
외환위기 당시 일부 업체의 부채비율은 600%를 넘었습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 석유화학의 핵심인 나프타 공정 업체 6곳의 평균 부채 비율은 80%까지 떨어졌습니다.
공장 내 잉여장비 등을 매각하며 재무 건전성을 위해 노력한 덕분입니다.
▶ 스탠딩 : 박수현 / 기자
- "하지만국내 석유화학 수출의 절반을 담당하는 중국에서 수요가 줄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공급과잉이 확대되고 있는 것을 고려한다면 아직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 인터뷰 : 윤여종 /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 "글로벌 경기 후퇴로 인해 수요위축이 강하게 발생했는데요. 이로 인해 석유화학 소재의 사용량이 급감하게 됐고 중동 쪽에서 발생하는 공급량도 2년 정도는 예정돼 있기 때문에…"
게다가 국내기업은 규모 면에서도 아직 미흡합니다.
미국의 경우 석유화학의 주요 소재인 에틸렌 생산량이 업체 한 곳만 1,000만 톤이 넘지만 국내의 경우 업체 6곳이 합쳐도 720만 톤에 불과합니다.
힘을 합치지 않고서는 글로벌 업체들과 겨루기 힘들다는 겁니다.
하지만 업계 스스로 구조조정을 하려 해도 정부 규제에 걸려 경쟁력 강화에 실패한 적도 있습니다.
지난 2005년 호남석유화학이 현대석유화학의 주력 품목인 PP를 인수해 경쟁력을 키우려 했지만 공정거래법상 독과점업종으로 분류돼 결국 LG화학과 나눠 인수해야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업계 스스로 구조조정에 나서는 데 주저하지 않게끔 정부가 공정거래법상 규제를 풀어 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박훈 / 미래산업연구소 소장
- "구조조정을 했을 때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거둘 수 있도록 공정거래법상 규제를 완화해줘야겠고 한편으로는 세제상의 인센티브도 확대 해줘야 된다…"
하지만 정부는 자율적 구조조정을 유도한다는 원칙론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지식경제부 관계자
- "석유화학업계가 구조조정을 자율적으로 추진하는 것이고 정부가 나서서 구조조정을 이렇게 하라는 말을 할 수는 없거든요"
수요급감과 공급증가 속에서 살길을 찾아야 하는 국내 석유화학업계.
업체 스스로의 움직임을 기다리기 이전에 정부가 구조조정 유도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하는 게 필요합니다.
mbn 뉴스 박수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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