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회계법인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부채비율 수준 등이 양호해 경기하방 리스크는 비교적 낮다고 분석했다.
27일 삼일회계법인은 '코로나19의 경제 및 산업 영향 점검'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의 영향이 큰 미국과 유럽, 중국이 글로벌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23.6%, 24.7%, 15.3%로 총합 60%를 넘겨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소비 위주인 미국과 유럽의 경기부진은 글로벌 수요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의 수출의존도(GDP 대비 수출액)가 2017년 기준 37.5%에 달해 글로벌 상황에 민감하며, 현 상태가 지속될 경우 수출계약 이후 통관까지 평균 1.5개월이 걸리는 점을 감안해 3월 이후의 수출 지표도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경제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통화·재정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국은행의 사상 최초 0%대 금리 인하, 한미 간 6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체결 등 정책은 금융시장 안정화에 일정부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 국가부채 비율 40% 수준을 유지하는 등 정부의 재정 여력이 비교적 양호해 적극적인 재정 정책이 기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른 국가들과의 정책 공조를 통한 재정정책을 펼칠 경우 국내 경기의 하방 리스크는 비교적 양호하다는 예상이다. 그러나 삼일회계는 국가부채 비율이 100%를 넘는 이탈리아나 프랑스와 같은 유럽 주요 국가들은 재정 여력이 제한적이므로 이 부분에 대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한편 삼일회계법인은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라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산업군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역과 사람의 이동 제한에 따라 여행, 운송, 오프라인 유통 등의 산업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공급망 일부에서 차질이 있던 IT 산업의 경우 미국, 유럽쪽의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요 부분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 반면 비대면, 온라인, 건강에 관련된 산업인 제약, 통신, 온라인 유통 등은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글로벌 경제가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까지 쉽게 반등하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코로나19가 진정국면으로 접어들면 그 이후에는 회복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며, 기업은 지금부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삼일회계법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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