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 포브스 글로벌 2000대 기업에 포함된 국내기업 업종 23개 중 영업이익률이 해외기업 평균보다 높은 업종은 4개에 불과했다. 반도체 등 주력 산업에서도 국내 기업의 수익성은 글로벌 평균을 한참 밑돌았다. 6개 대표 제조업인 반도체, 자동차, 전자제품, 조선, 철강, 화학 업종의 영업이익률 평균은 5.4%로, 같은 업종 해외기업 영업이익률(9.4%)의 반토막에 그쳤다.
국내 기업들은 업종 다양성에 있어 협소한 모습을 보였다. 포브스 2000의 총 57개 업종 중, 국내 기업이 포함된 업종은 23개로 미국(55개), 일본(45개), 중국(43개)의 절반 수준이었다. 특히 지난 8년간 국내 기업들의 활동 반경은 정체돼있던 걸로 나타났다. 2019년 포브스 2000에 포함된 한국 기업 수는 총 62개사로 2011년 61개사 대비 단 1개사가 늘었고 업종 수는 1개도 늘지 않았다.
미래 세대의 먹거리를 창출한 신산업 진출에서도 한국 기업들은 부진했다. IT·항공우주·의료·헬스케어 등 8대 신성장 업종에서 포브스 2000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2011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으나, 해당 업종에 포함된 한국 기업은 3개(인터넷 서비스, 반도체, 제약·바이오) 업종 5개사(삼성SDS, 네이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셀트리온)에 불과했다.
국내기업의 시가총액 또한 글로벌 평균에 크게 못미쳤다. 포브스 2000에 포함된 우리나라 기업은 62개사로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지만, 시가총액 합계는 8579억 달러로 12위에 불과했다. 기업 수는 프랑스(57개사), 독일(53개사)보다 많았지만 시가총액 규모는 프랑스(1조8483억달러), 독일(1조4939억달러)의 절반 수준이었다.
시가총액 상위 500대 기업으로 범위를 좁히면 격차는 더욱 극명히 드러났다. 한국 기업 중 시가총액 500위 안에 포함되는 기업은 3개사(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에 그쳤다. 프랑스(21개)의 1/7, 인도(12개)의 1/4 수준으로 포브스 2000 기업을 50개 이상 배출한 상위 9개국 중 최하위였다.
한국 대표 기업들의 시가총액 규모는 동종 업계 세계 1위 기업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2019년 한국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2724억달러로 애플(9613억달러)의 28.3% 수준이었다. 자동차 업계 1위인 현대자동차는 토요타 시가총액(1766억 달러)의 17.7%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우리나라는 주력 제조업의 수익성이 낮고 신산업 분야에서도 글로벌 기업을 배출하지 못해 세계무대에서 뒤처져 있다"며 "정부가 코로나19 위기를 계기로 규제, 노동, 세제의 3대 개혁에 나서 기업 활력을 제고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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