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랄 생산이 가능한가요? 샘플을 받아볼 수 있나요? 추후 미팅을 잡을 수 있나요?"
지난 3일 코스맥스인도네시아 R&I센터가 유니레버, 맨담그룹 등 약 50개의 해외 화장품 브랜드의 상품개발 담당자를 대상으로 '웨비나'(Webinar) 방식으로 개최한 콘퍼런스에서 쏟아진 질문들이다. 웨비나는 웹(web)과 세미나(seminar)의 합성어로서 인터넷상에서 열리는 회의를 말한다.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기업들이 콘퍼런스 등 공식 행사를 줄줄이 취소하는 가운데 국내 대표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 '코스맥스'가 정보통신(IT) 기술을 기반으로 국제 행사를 기획해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기업의 콘퍼런스도 대면접촉을 최소화한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언택트시대 새로운 콘퍼런스 문화로 주목을 끌었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회의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다른 중견중소기업들에게도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에 따라 기존 콘퍼런스와 달리 웨비나 형식으로 기획됐다. 유니레버, 맨담그룹, 인도네시아 화장품 기업 파라곤 테크놀로지 앤드 이노베이션 등 약 50개의 해외 화장품 회사 상품개발 담당자들이 코스맥스가 마련한 사이트에 접속한 다음 코스맥스가 진행하는 콘퍼런스를 실시간으로 시청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코스맥스 관계자들이 참가자들의 얼굴을 볼 수는 없었지만, 대신 참가자들이 질문 등을 올릴 수 있는 채팅창을 마련해 수시로 의사소통했다.
이경수 코스맥스그룹 회장은 콘퍼런스 개최 배경에 대해 "화장품은 계절 상품이고 유행에 민감하기 때문에 타이밍을 놓쳐서는 안 된다"면서 "코로나 사태로 고객과 만나지 못해서 고객이 신제품 출시 시기를 놓치거나 화장품 정보 등을 얻지 못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웨비나 형태의 콘퍼런스를 가졌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금까지는 오프라인 만남을 고수해왔지만, 앞으로는 한 곳에 다같이 모일 필요 없이 각자 자신이 있는 공간에서 IT 기기 등을 활용해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방식의 콘퍼런스를 적극 활용해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코스맥스는 이날 콘퍼런스에서 인도네시아 천연 화장품 시장 트렌드를 발표하고, 인도네시아 현지 자생식물인 자바차(Java tea), 모링가(Moringa)를 활용한 신제품 샘플도 선보였다. 자바차와 모링가는 인도네시아에서 매우 친숙한 소재로 동남 아시아에서 주로 약용으로 재배되는 식물이다. 코스맥스는 자바차를 소재로 개발한 세럼, 토너, 미스트 등을, 모링가로 만든 클렌징워터, 팩, 크림 등을 공개했다.
인도네시아 여성들의 피부톤에 맞춘 △젤리 아이섀도 △립스틱 △립크림 △쿠션 파운데이션 등 다양한 신제품도 소개했다. 코스맥스는 뷰티 인플루언서와 온라인 브랜드사를 대상으로 브랜드 개발부터 마케팅까지 토탈 솔루션(Total solution)을 제공하는 OBM(Original Brand Manufacturing) 사업 모델도 소개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에 인플루언서가 점점 늘고 있기 때문에 인플루언서와 화장품 브랜드 회사가 콜래버레이션한 화장품을 기획·개발할 수 있는 방법 등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정민경 코스맥스인도네시아 법인장은 "인도네시아에서 할랄 인증이 강화되고 고급 화장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천연 화장품에 대한 관심 역시 느는 추세"라며 "인도네시아에 특화된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기 위해 새로운 소재
코스맥스는 지난 2월 인도네시아 반둥공과대학(ITB)과 협약을 맺고 현지에서 자라는 식물을 활용한 화장품 소재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천연 화장품과 할랄 화장품 시장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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