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급등세로 돌아서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정부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어 환율은 당분간 더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천상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환율이 급락 하루 만에 급등세로 돌아섰습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27원 30전 급등한 1,516원 30전에 마감했습니다.
지난 98년 3월 13일 기록한 1,521원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입니다.
국내외 주가 급락과 동유럽 국가의 부도설, 조선업체의 수주물량 급감 등 외환시장은 그야말로 악재의 연속이었습니다.
외국인들은 최근 11일 동안 2조 4천억 원이 넘는 주식을 처분하며 달러 수요를 촉발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임박했다는 소식도 외환시장에는 충격이었습니다.
정부가 외환시장 방어에 적극 나서지 않은 점도 환율 급등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외환시장은 일단 두고 보는 게 좋겠다. 정부당국자가 공식적으로 환율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해 시장 개입의지가 별로 없음을 내비쳤습니다.
▶ 인터뷰 : 김두현 / 외환은행 선임 딜러
- "정부의 입장을 종합해보면 시장의 움직임을 인정하겠다는 쪽으로 해석할 수 있어서 환율이 아주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 전까지 공격적인 방어의지를 보이기는 어렵지 않을까는 것이 시장의 판단입니다."
전문가들은 씨티그룹의 국유화와 GM의 파산보호 신청 가능성 등의 변수로 환율이 당분간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본격화되는 하반기부터는 환율이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 인터뷰 : 정미영 / 삼성선물 리서치팀장
- "상반기에는 1,400~1,500원 사이에서 큰 변동성을 나타내고, 하반기로 갈수록 상승세는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편, 환율이 급등하면서 채권시장도 약세를 보였습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7%포인트 오른 연 3.9%로 마감했으며, 1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연 2.37%로 0.07%포인트 올랐습니다.
mbn뉴스 천상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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