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극심한 수요부진과 국제유가의 급격한 하락, 정제마진 악화라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정유4사의 실적이 오늘 에쓰오일을 시작으로 5월 둘째주까지 이어진다. 업계에서는 2020년도 1분기 정유4사가 2조원에서 많게는 3조원에 이르는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7일 에쓰오일을 시작으로 국내 정유4사의 2020년도 1분기 실적이 잇따라 발표된다. 현대오일뱅크는 29일, SK이노베이션은 다음달 6일이다. GS칼텍스 실적 발표 날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5월 둘째주로 예상되고 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올해 1분기 실적은 매출 5조 5271억원, 영업이익은 4774억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은 매출 10조 9372억원, 영업이익은 7500억원 적자가 예상된다. 현대오일뱅크와 GS칼텍스도 각각 4000억원과 5000억원대의 영업이익 적자가 우려된다. 이는 각 정유사가 운영하고 있는 화학부문까지 합친 실적으로 업계에서는 정유부문 실적만 따졌을 때 적자폭은 3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2014년 4분기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당시 산유국과 미국의 셰일가스 업체간 치킨게임으로 국제유가가 100달러에서 40달러로 곤두박질 치면서 정유사들은 재고평가손실로 인해 큰 피해를 봤는데 국내 정유4사의 영업이익 적자 규모는 1조 1500억원에 달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실적은 최근 10년간 국내 정유4사가 기록한 실적 중 최악으로 남을 것"이라며 "문제는 나아질 가능성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는데 있다"고 말했다.
2020년 시작부터 정유4사는 최악의 한해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정제마진은 손익분기점인 4달러를 좀처럼 넘지 못하고 있다. 2019년에는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수요분쟁이 원인이었다면 올해초에는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의 정제공장 증설로 인해 시장에 많은 물량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3월 께 정제마진이 3달러까지 오르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나왔지만 곧바로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이 이어지면서 소비가 급락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3월 셋째주 이후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4월 넷째주까지 6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정유사 입장에서는 제품을 팔수록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산유국간 경쟁으로 국제유가는 배럴당 올해 1월 60달러선에서 10달러대로 급락했다. 원유를 들여온 뒤 제품으로 팔기까지 2~3달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유가가 급락하게 되면 정유사들은 비싼 가격으로 구입해 놓은 유가를 싸게 팔아야 해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유가가 떨어져 제품 가격이 하락하면 소비가 늘어나기 마련이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소비가 회복되지 않아 정유4사 앞에는 악재만 놓여있는 셈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3월 국내 석유제품 소비량은 전년 동월 대비 7.41% 하락했으며 특히 항공유는 65%가 감소했다. 지난달 코로나19로 여행객이 크게 줄어든 제주지역 석유제품 소비량은 전년 동월대비 41.83%나 줄었다. 또한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출량은 전년 동월 대비 21.81%나 늘었지만 가격 하락으로 인해 수출금액은 27.3%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향후 전망도 녹록지 않다. 4월 한달이 끝나가지만 정제마진은 4월 넷째주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을 뿐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한 입국제한, 이동제한이 좀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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