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통신기기 제조 업체인 자티전자가 직원들 몰래 새벽에 회사를 이전해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직원들은 인원 감축을 위한 배신행위라고 주장했지만, 회사 측은 적자를 벗어나기 위한 구조조정 차원이었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정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자티전자 임직원 110여 명이 매일 출근하던 서울 본사의 문이 굳게 잠겨 있습니다.
지난달 25일 출근을 했더니 회사 경영진과 사무실 집기가 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사측이 이사 날짜를 직원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새벽 1시쯤 사무실 집기를 인천 남동 공단으로 옮겼다는 것입니다.
앞서 자티전자 경영진은 1월에 직원 38명을 정리해고하자 사원들은 금속노조에 가입하면서 갈등이 확산했습니다.
또 사원이 노조를 앞세워 단체 행동에 들어가자 회사는 해고를 철회했고 대신 본사 이전 카드를 빼들었습니다.
평균 월급 112만 원을 받으면서 애착을 느꼈던 직장인데 회사가 적자 해소를 위해 직원들을 정리하려는 의도라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 인터뷰 : 김선정 / 자티전자 직원(서울 성북구)
- "회사가 인천으로 이전되면 출·퇴근이 5시간 걸려서 저한테는 너무 힘듭니다."
사측은 직원들을 줄이기 위한 본사 이전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사측은 또 직원 절반이 유급 휴직을 해도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아서 임대료 등을 계산해 본사 이전을 선택했다고 해명했습니다.
▶ 인터뷰 : 이광순 / 자티전자 사장
- "노조와 수차례의 협상을 거쳐서 결렬과 동시에 회사를 이사했기 때문에 야반도주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얘기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회사는 예정대로 부서를 통폐합했고, 출근용 버스도 중단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러자 노 측은 이해할 만한 대책이 나올 때까지 투쟁을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심각한 경제 위기 속에서 일자리를 나누자는 사회적 공감대가 널리 확산하고 있지만 팍팍한 중소기업 현장에선 먼 나라 이야기일 뿐입니다.
mbn뉴스 정주영입니다.
< Copyright ⓒ m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