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최소 5000억원에 경복궁 옆 송현동 부지를 매각해 자본을 확충하려던 대한항공의 계획이 서울시의 공원화 추진 방침으로 결국 차질을 빚고 있다.
애초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에 호텔을 포함한 복합문화단지 신축을 추진했지만, 학습권 침해 등 관련법에 가로막혀 무산된바 있다. 서울시의 인허가 없이 부지 개발도 쉽지 않았는데, 시의 공원화 추진방침으로 자본 확충을 위한 매각도 어려운 상태가 된 상황이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부지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삼성증권 컨소시엄이 전날 마감한 송현동 부지 매각 예비 입찰에 아무도 매각 입찰 의향서(LOI)를 제출하지 않았다.
예비 입찰 단계라 LOI를 내지 않아도 본입찰에 응할 수 있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본입찰에도 선뜻 나서는 곳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인허가권을 쥔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의 공원화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부지 보상비를 4671억원에 책정해 공고하는 등 공원화를 위한 사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일 시는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 보상비로 4671억3300만원을 책정하고 이를 2022년까지 나눠서 지급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힌 바 있다.
대한항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대한항공에 1조2000억원을 지원하면서 내년 말까지 2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요구한 상태다.
이
일단 대한항공은 서울시 열람 기간 의견서 제출 시한(18일)에 맞춰 의견서를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이미연 기자 enero20@mkinternet.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