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에 사는 SK팜테코 직원 무러씨 집으로 빨간색 SK로고가 찍힌 박스가 하나 배달됐다. 짜파게티, 너구리 등 라면 몇 봉과 과자 버터와플, 커피믹스 등이 들어 있었다. 네다섯명이 충분히 먹을 양이었다.
상자 안에는 편지도 한 통 있었다. 보낸 이는 SK(주) 장동현 사장. 그는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SK구성원들에게 작은 선물을 보낸다"며 "구성원들이 행복해야 회사가 성장한다"고 썼다. 편지 제목은 'SK구성원들에게'였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 심해지자 지난 3월말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필수 인력을 제외한 모든 인력은 집안에 머물러달라며 락다운 명령을 내렸다. 5월 락다운이 완화되기 전까지 캘리포니아 주민들은 한달 이상을 집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SK(주)의 원료의약품 생산 통합법인 SK팜테코 직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장사장은 600명에 달하는 SK팜테코 캘리포니아 직원들 집으로 일일히 '집콕 꾸러미'를 보내주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집콕 꾸러미에 담길 물건도 하나하나 직접 골랐다. 누구나 좋아할만한 것이면서도 해외배송이 가능한 걸 찾다보니 아이템도 몇번씩 바뀌었다. 선물받는 사람이 부담스러워선 안 된다며 박스당 비용도 3만원 미만으로 제한했다. 최영화 '기생충' 열풍으로 해외에서 주목을 받은 짜파구리 라면 셋트부터 코로나 견디기 놀이로 SNS에서 화제가 됐던 달고나 커피 믹스 등이 장사장의 '최종 픽'이었다.
이렇게해서 만들어진 박스가 한국에서 출고됐는데 문제는 캘리포니아의 배송이었다. 배송 시스템까지 락다운이 되다보니 최종 배달까지 한달이 넘게 걸리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한국산 집콕 꾸러미를 받아든 직원들은 큰 위로가 됐다고 했다. 지난달부터 직원들 SNS에도 '집콕 꾸러미'를 들고 찍은 감동의 인증샷이 올라왔다. 꾸러미를 받은 직원 무러씨는 가족들이 행복해한다며 장사장에게 "장 선생님께"로 시작하는 한글 손편지 답장까지 써보냈다. 글씨는 삐뚤빼뚤 하지만 정성들여 꾹꾹 눌러쓴 한글 편지가 SK(주) 본사 인트라넷에 올라오자 이번엔 한국에서 감동의 댓글이 이어지기도 했다.
장 사장은 대구 출신인 장사장은 지난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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