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존엄사…1~2주 내 호흡기 제거

【 앵커멘트 】
세브란스 병원이 국내에선 처음으로 존엄사를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대법원 판결을 받은 김 모 할머니에 대한 연명 치료는 1~2주 안에 중단될 전망입니다.
정규해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회복이 불가능한 식물인간이나 뇌사 환자에 대해 호흡기를 제거하는 이른바 존엄사.

세브란스 병원은 자체 윤리위원회를 열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존엄사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21일 연명치료가 무의미한 환자의 호흡기를 뗄 수 있다는 대법원의 판결에 따른 조치입니다.

앞서 77살 김 모 할머니의 가족들은 지난해 5월 치료 도중 식물인간이 된 김 할머니에 대해 연명치료를 중단해 달라며 세브란스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1심과 2심에 이어 결국 대법원에서도 승소했고, 병원 측이 법원의 판결을 존중해 치료를 중단하기로 최종 결정한 겁니다.

▶ 인터뷰 : 박창일 / 연세의료원장
- "우리나라의 최고의 사법 기관인 대법원의 판단을 존중해 줘야 한다는 의견이었고, 가족들의 요구 사항이나 가족들에 대한 배려를 최대한 해 줘야 하겠다는 것이 윤리위의 결정 사항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조만간 연명치료를 받아온 김모 할머니의 인공호흡기가 제거되는 국내 첫 존엄사가 시행될 전망입니다.

병원 측은 다만 인공호흡기를 떼어내는 시기는 의료진과 보호자 간에 협의를 거친 뒤 최종 확정하기로 했습니다.

▶ 스탠딩 : 정규해 / 기자
- "보호자 측이 조속한 시행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첫 존엄사 시행은 이번 달 안으로 이뤄질 전망입니다."

국내 첫 존엄사 시행이 눈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의료계는 물론 시민단체와 법조계 등은 존엄사에 대한 조속한 입법화를 통해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mbn뉴스 정규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