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통화·신용정책을 담당하는 중앙은행 조직이 인사적체와 비효율로 병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저희 mbn은 오늘부터 세 차례에 걸쳐 한국은행을 '대해부'해보는 기획시리즈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첫 번째 순서로 한계상황에 다다른 인사적체의 실태를 라호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한국은행의 김 모 차장은 올해 마흔일곱입니다.
일반기업 같으면 부장이나 이사를 맡을 나이지만 3급 차장으로 아직 팀원입니다.
주요 사안에 대한 결재 권한이 없습니다.
선배들이 워낙 많다 보니 팀장을 맡을 꿈조차 꾸기 어렵습니다.
주로 팀장급인 한국은행 2급의 평균 나이는 52.6세.
4년 전에 비해 2.8세나 높아졌습니다.
해가 갈수록 평균 연령은 계속 올라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현재 1급인 B국장은 41살인 지난 94년에 팀장이 됐습니다.
15년 만에 팀장급 나이가 10살 가까이 높아진 셈입니다.
나가는 사람은 적고 들어오는 사람은 그대로이다 보니 한국은행의 인사 적체는 심각한 상태입니다.
▶ 인터뷰 : 한국은행 관계자
- "50세 넘어 팀장이 되면 5~6년하고 정년을 맞이하게 되는데 그렇다면 현 팀장들은 국장도 못하고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 상황이 되는 거죠."
한국은행의 총 인원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비정규직을 포함해 2,519명.
이 가운데 동일직급에서 6년이 지나도 승진을 못 한 직원의 비율이 43%에 달합니다.
4급 직원의 경우는 무려 57%가 제자리입니다.
▶ 스탠딩 : 라호일 / 기자
-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의 조직은 현재 오도 가도 못하는 꽉 막힌 고속도로와 같습니다. MBN뉴스 라호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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