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9일(현지시간)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사건에 대한 최종 결정(determination)을 내년 2월 10일로 또다시 연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이 자사 인력을 빼가고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4월 ITC에 조사를 신청했다. 이달 10일(현지시간) 최종 판결을 하루 앞두고 ITC가 전격 재연기를 밝히면서 배경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ITC의 재연기로 이번 최종 판결은 총 3번이나 연기되는 상황을 맞았다.
당초 이번 최종 판결은 지난 10월5일로 예정됐으나 같은달 26일로 미뤄졌다. 이후 다시 12월 10일로 연기 후 이번에 다시 내년 2월 10일로 미뤄졌다. 결국 해를 넘기는 것 뿐만 아니라, 소송이 진행되는 사이 내년 1월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는 등 미국의 정치 상황도 바뀌게 됐다.
ITC는 위원회 투표를 통해 최종 판결일을 내년 2월 10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번에도 연기 사유는 따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올해 ITC 판결이 50건 이상 연기된 바 있어 양사의 소송도 연기될 것으로 예상해왔다.
업계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영향이라는 분석과 함께 ITC가 미국내 상황을 고려한 고심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모두 미국 현지에 진출해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한쪽이 패배할 경우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내달 5일 미국 조지아주에서 상원의원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는 점도 주목한다. 상원의원 2석을 놓고 치뤄지는 선거로, 현재 공화당이 가지고 있는 조지아주 상원의원 2석이 민주당으로 넘어가게 되면 미국 상원은 민주당 50석, 공화당 50석으로 동석이 된다. 이 경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당선자)이 상원의원 의장으로 사실상 민주당이 힘을 발휘하게 된다.
미국 조지아주 상원의원 선거에 주목하는 이유는 SK이노베이션이 조지아주에 전기차 배터리 1·2 공장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이 패소할 경우 약 2600개의 일자리, 폭스바겐·포드 등 미국 자동차 회사 배터리 납품 등 미국 경제 다양한 부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지난 2013년 삼성이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3세대(3G) 이동통신 특허침해 소송에서 ITC는 삼성의 손을 들어 준 만큼, ITC가 미국 내 여론을 고려한 판결을 내리지 않을 거라는 시각도 팽팽하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ITC 판결이 코로나 등으로 연이어 연기된 바 있어, 이같은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단호하게 소송에 임하겠다"고밝혔다. SK이
[이윤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