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한국은행을 '대해부'해보는 기획시리즈 마지막 순서입니다.
한국은행의 인사적체는 왜 생기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색해봅니다.
라호일 기자입니다.
【 기자 】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4월 깜짝 놀랄만한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퇴임한 이승일 부총재 후임에 다른 선배들을 제쳐두고 57세의 이주열 부총재보를 승진 발령했습니다.
인사적체의 숨통을 조금이나마 터 보자는 의도였지만 물러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이에 대해 외부기관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입니다.
▶ 인터뷰(☎) : 금융당국 관계자
- "현재 법적으로 관여하는 사람이 없으니까 구태여 나이 든 사람 명퇴시킬 요인이 없는 거죠."
한국은행은 또 지난 2월 명예퇴직을 실시했지만 당초 목표인 30명의 3분의 2밖에 채우지 못했습니다.
정규직의 4분의 1 가까이가 연봉 1억 원이 넘는 이른바 '신의 직장'을 떠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전 한국은행 관계자
- "안주하는 성향이 생겨버리죠. 쉽게 못 움직이는, 잘 엄두를 못 내는 그런 것이 작용하지 않나…"
물론 한국은행도 할 말은 많습니다.
퇴임을 해도 갈 데가 없다는 것입니다.
▶ 스탠딩 : 라호일 / 기자
- "수십 개에서 많게는 수백 개에 이르는 산하기관이 있는 다른 정부 부처와 달리 한국은행에는 산하기관이 단 한 곳도 없습니다."
회사를 떠나는 즉시 대부분 집에서 쉬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임기가 됐다고 또는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준다고 자발적으로 그만두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인사적체는 어떻게 해소해야 할까?
많은 전문가들은 안정적이어야 할 중앙은행의 성격상 일방적인 구조조정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지난해부터 시행하고 있는 지자체 파견 등을 더욱 늘리고 연구역 제도도 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 인터뷰 : 성태윤 / 연세대 교수
- "오랜 기간 금융통화정책을 수행하신 분들이 연구직의 형태로
여기에 경쟁체제를 도입하는 등 조직에 활력을 넣기 위한 한국은행 자체의 노력도 중요합니다.
젊고 활기찬 한국은행의 변신을 기대해봅니다.
MBN뉴스 라호일입니다.
< Copyright ⓒ m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