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를 덮친 코로나19 팬데믹에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인 '노(No) 재팬'까지 겹치며 유니클로의 한국 사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향후 유니클로의 국내 점포 축소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는 오프라인 점포수를 지속적으로 줄여나가는 한편, 온라인 판매 채널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 일본 브랜드 유니클로를 전개하는 에프알앨코리아는 2019년 9월 1일부터 2020년 8월 31일까지 한국에서 88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2018년 9월부터 2019년 8월까지 199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을 고려하면 영업이익이 2800억원 이상 감소한 것이다. 에프알엘코리아는 일본 유니클로 본사인 패스트리테일링이 지분 51%, 롯데쇼핑이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매출은 629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조3781억원과 비교하면 반토막이 났다. 지난해 1633억원이던 당기순이익은 994억원 순손실로 전환됐다.
유니클로의 실적 쇼크는 지난해 7월 시작된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인 노재팬과 더불어 코로나19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7월 일본 수출규제가 시작된 후 이어진 반일 불매운동에 유니클로가 주요 타깃이 되면서 매출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매출에 또 한번 큰 타격을 입었다. 코로나로 명동 상권이 크게 위축되면서 유니클로는 플래그십 스토어인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을 내년 1월 31일까지 운영하고 문을 닫기로 했다.
패션업계에선 유니클로의 점포 정리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니클로 점포 수는 지난해 180여개에서 올해 160여개로 줄었다. 고정비를 낮추려면 점포 수를 계속 줄여야 할 것이란 관측이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소비위축이 이어지면서 패션업계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유니클로도 당분간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이기에 문을 닫는 매장이 더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점포 수를 줄이고 있는 유니클로는 온라인 사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다. 패션업계의 온라인 사업 비중 강화는 코로나19로 인해 그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유니클로 온라인 스토어의 경우 한국에서 가장 다양한 라인업의 제품을 만나볼 수 있는 플랫폼으로 유니클로는 지속적으로 온라인 스토어 전용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매장에서 판매하지 않는 XS 또는 XXL~XXXL등 작거나 큰 다양한 사이즈의 제품을 제공하고 있으며, 온라인 스토어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온라인 특별 제품 라인업도 선보이고 있다. 온라인 구매 시에도 기장 수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오후 3시까지 주문할 경우 당일 제품을 발송하는 서비스도 시행하고 있다. 에프알앨코리아 관계자는 "온라인 스토어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두 가지 채널을 통해 지속적으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의 폐점 소식을 전하면서 "한국의 불매운동 불길이 완전히 꺼지진 않았지만 기운이 많이 약해졌다"고 전했다. 신문은 "1990년대 인기를 끈 캐릭터 키우기 게임인 '다마고치'의 한국 내 예약주문이 역대 최다를 기록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선택적 불매라는 비판도 나오지만 일본에서도 한류 열풍이 다시 불고 있고, 뛰어난 제품·서비스는 정치적인 목소리를 넘어선다"며 "한국 소비자들이 눈치보지 않고 '메이드 인 재팬'을 선택할 날이 반드
패션 업계 관계자는 "노재팬으로 인한 주위의 시선을 제외하면 가성비 상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유니클로를)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유니클로가 온라인 채널을 강화한다면 가격·품질이 좋은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다시 받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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