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에서는 폐차될 위기에 처했던 낡은 자동차들이 해외에서 제2의 삶을 누리고 있다 [사진 제공 = 오토위니] |
"나 때는 말이야"는 말과 함께 추억을 샘솟게 만들지만 수명을 다해 고철 값에 폐차장으로 떠날 추억 속 '라떼 자동차'가 이민 가서 제2의 삶을 잘 누리고 있다.
매경닷컴이 23일 중고차 수출 플랫폼 '오토위니'에 의뢰해 인기 수출 차종을 분석한 결과다. 오토위니는 현재 210여개국 50만여명의 바이어와 거래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올해는 바이어 입국이 어려워지면서 온라인 중고차 수출 플랫폼 거래가 활성화됐다.
↑ 선적을 기다리고 있는 수출용 중고차 [사진 제공 = 오토위니] |
거래 건수 중 75%는 소비자 요청을 받은 바이어가 '구매 대행'해준 것이고, 25%는 소비자가 직접 플랫폼에서 원하는 차종을 구입하는 '직구'다.
온라인 중고차 수출이 활성화된 이유는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구매가 활성화된 데다 개발도상국에서 가성비(가격대비품질)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 한국산 중고차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 현대차 베르나 [사진 제공 = 오토위니] |
3~10위는 SUV다. 뉴스포티지(1372대), 싼타페CM(1168대), 테라칸(1040대), 투싼(845대) 순이다.
과테말라, 칠레, 르완다, 우크라이나 등 중남미, 아프리카, CIS(구소련독립국가연합)에서 잘 팔린다. 한국지엠 SUV인 윈스톰은 칠레와 조지아 등지에서 인기다.
비포장도로가 많은 국가에서 이동수단으로 적합한 SUV인데다 안전·편의사양이 미국·일본·독일 SUV보다 다양하고 품질도 괜찮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과테말라로 수출된 테라칸 [사진 제공 = 오토위니] |
중고차 가격이 100만원 미만으로 국내에서는 폐차장으로 갈 처지에 놓였던 경차, 소형·준중형 세단은 중동과 아프리카 바이어들이 구매 경쟁을 벌일 정도다. 한국지엠 마티즈, 기아차 모닝, 현대차 베르나·엑센트, 르노삼성 구형 SM3는 없어서 팔지 못할 정도다.
수입하는 중고차에 연식 제한을 두지 않는 리비아, 한국처럼 왼쪽 핸들을 쓰는 서아프리카 국가인 가나와 나이지리아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 가나에서 인기 높은 모닝과 마티즈 [사진 제공 = 오토위니] |
택시·렌터카로 오래 사용해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지 않는 현대차 쏘나타와 기아 K5 LPG 모델은 도미니카 공화국로 이민 가서도 택시·렌터카 삶을 이어가고 있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gistar@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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