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예능 '네고왕'이 올해 유통업계 흥행공식으로 자리 잡았다.
웹예능이란 유튜브 등 인터넷을 통해 시청할 수 있는 예능이다. 네고왕이란 네고(협상) 왕이란 의미다.
아이돌 그룹 '제국의 아이들' 출신 황광희가 무작정 기업 본사에 찾아가 대표를 상대로 황당하다 싶을 정도의 할인을 요구한다. 쌩떼쓰기, 어거지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끌어낸 50% 이상의 할인 혜택은 소비자를 끌어모았고 해당 브랜드 서버가 먹통이 될 정도다. 치킨브랜드부터 화장품브랜드까지 가 거쳐간 브랜드는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비비큐부터 하겐다즈..주문량 폭증
네고왕은 '달라스튜디오' 채널을 통해 지난 7월 31일 첫 선을 보였다. 달라스튜디오는 에이앤이코리아에서 만든 유튜브 채널로 24일 기준 구독자 수 112만명이다.
네고왕의 첫 '제물'은 치킨 프랜차이즈 비비큐(BBQ)였다. 황광희는 윤홍근 비비큐 제너시스 회장을 만나 치킨가격 협상을 벌여 한 달간 7000원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이 영상이 업로드 된 후 비비큐 치킨은 주말 동안에만 6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88%가 늘어난 것으로, 지난 5월 초 황금연휴 당시 주말 매출과 비슷한 수준이다. 비비큐가 자체 앱을 통해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앱 가입자 수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네고왕 방송 전 30만명에 불과했지만, 현재 250만명으로 8배 이상 뛰었다.
비비큐에선 아예 가수 황광희를 브랜드 모델로 발탁해 신제품 '광희나는 메이플버터갈릭' 치킨을 출시하기도 했다.
황광희는 하겐다즈(아이스크림), 질레트(면도기) 등도 함락시켰다. 하겐다즈의 경우 광희와 협상 끝에 아이스크림 2+1 행사를 진행했다. 해당 기간 주문량이 30배 이상 늘었다. 황광희는 비비큐에 이어 하겐다즈 모델로도 발탁되며 '광고왕'이 된 게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스킨푸드, 네고왕 효과로 '제 2의 전성기'
1세대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 스킨푸드의 네고왕으로 새로운 전성기를 맞았다. 황광희와 네고를 거쳐 스킨푸드는 전 품목 7000원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스킨푸드는 네고왕 출연 전만 하더라도 '저렴이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2012년엔 1850억원의 매출액과 11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지난해 기준 매출액은 190억원으로 10분의1 토막이 났다. 영업손실(적자)은 2014년부터 6년째 이어지고 있었다.
네고왕 출연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개선되며 제 2의 전성기로 재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일일 출고 가능량을 평소 15배까지 확대했음에도 배송 지연이 벌어질 만큼 주문이 폭주했다.
네고왕
네고왕은 지난달 13일 12회를 끝으로 시즌 1을 마치고 재정비에 들어갔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hjk@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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