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고차 유통의 고질병은 `가짜·미끼 매물`이다. [매경DB] |
#C씨 등 36명은 매매상사 2곳을 운영하며 소비자 63명에게 중고차를 강매했다. 중고차 사이트에 시세보다 싼 값에 중고차를 올려 소비자를 유혹했다. 소비자가 매매상사를 방문하면 계약금 10%를 챙긴 뒤 추가 비용을 요구했다. 소비자가 반발하면 욕설과 협박으로 다른 차를 시세보다 비싸게 강매, 15억원을 챙겼다.
지난해 경찰에 적발된 중고차 범죄다. 실제로 있지도 않은 중고차, 사이트에 올린 매물과 가격·상태가 다른 중고차를 싼 값에 팔겠다며 소비자를 현혹해 협박·강매하는 수법을 썼다.
↑ 호객꾼들은 침수차 흔적을 없애 정상적인 중고차 매물인 것처럼 속여 판매한다. [매경DB] |
중고차 업계는 일부 악덕 딜러나 호객꾼 탓으로 돌린다. 사실상 방치한 중고차 업계도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
가짜·미끼 매물은 현대차·기아차 등 완성차 브랜드의 중고차 유통 진출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중고차업계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완성차 브랜드가 중고차 유통업 진출하려는 '명분'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기존 중고차 업계가 '생존권'을 위협받는다며 단식 투쟁까지 벌여도 소비자들이 완성차 브랜드의 진출을 환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소비자들도 싼 값에 낚이지 말아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싸고 좋은 차'는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수법을 알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방법도 간단하다. '헐값'을 믿지 않으면 된다.
가짜 매물 사기꾼들이 애용하는 미끼가 헐값이기 때문이다. 돈이 급해 싸게 판다거나, 경매로 싼값에 매물을 확보했다며 중고차 사이트에 허위 광고를 올린다.
소비자가 매장이나 시장으로 오게 유혹한다. 소비자가 오면 해당 차량이 이미 팔렸거나 자세히 살펴보니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설명한다. 다른 차를 사도록 유혹한다. 소비자가 거절하면 본색을 드러낸다. 공갈 협박을 일삼는다.
계약금을 떼먹거나 수고비를 요구하는 것은 '애교' 수준이다. 폭력배 같은 일당들이 소비자를 둘러싼다. 차 안이나 사무실에 가둔 뒤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다. 대형 사고가 난 차, 침수차 등 형편없는 매물을 턱없이 비싼 가격에 사도록 강요한다.
↑ 자동차민원 대국민포털을 활용하면 중고차 사기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사진 캡처 = 자동차민원 대국민포털] |
1000만원대 미끼 매물을 정상 매물보다 200만~500만원 정도 저렴하게 내놓는다. 차 상태는 대개 '무사고'나 성능에 문제없는 가벼운 '단순 사고'로 적어둔다. 주행거리도 연식에 비해 짧다고 소개한다.
'값싸고 품질 좋은 차'가 간혹 나올 수는 있다. 하지만 나오는 즉시 소비자가 아닌 다른 딜러에게 판매돼 구경하기조차 어렵다.
가격이 너무 싸다면 사고나 고장 등 다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도 살펴봐야 한다.
혼자서 수십 대의 매물을 올린 딜러도 의심해야 한다. 자금 문제 때문에 한 명이 수십 대 매물을 보유하기 어렵다. 시장에 차를 놔둘 곳도 없다.
다른 딜러 매물을 판매 대행해 준다 하더라도 한 명이 수십 대를 관리하기 쉽지 않다. 가짜 매물을 전문적으로 올리는 사기꾼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사진에도 흔적이 있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설명과 다른 부분을 파악할 수 있다. 가짜 매물을 대량으로 올리는 딜러가 실수해 사진과 다른 내용이 게재되는 사례가 종종 있다.
계절에 맞지 않는 사진, 색상이 사진과 다르게 적혀 있는 사진은 미끼 매물이 가능성이 있다. 다른 온라인 쇼핑몰의 워터마크가 찍혀있기도 하다.
↑ 중고차 사기 피해를 예방해주는 자동차365 [사진 캡처 = 자동차365] |
딜러와 만났을 때 사려던 차가 방금 팔렸다며 다른 차를 권유한다면 그 자리를 바로 떠야 한다.
실제 통화한 딜러가 아닌 다른 딜러가 나와도 사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부득이한 상황으로 통화한 딜러가 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낌새가 이상하면 바로 자리를 벗어나는 게 상책이다.
딜러가 종사원증을 패용하고 있지 않다면 상종하지 않는 게 좋다. 중고차 매매를 하려면 종사원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종사원증을 잃어버렸다거나 주머니에게 꺼내 잠시 보여준 뒤 다시 감추듯 넣으면 사기꾼일 가능성이 있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gistar@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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