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유례없는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으며 연간 호실적을 달성했습니다.
4분기에는 증권가 전망치를 다소 밑돌긴 했으나, 코로나19 수혜로 올해 더욱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웠습니다.
오늘(8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2020년 잠정 실적에 따르면 연간 영업이익은 35조9천500억 원으로 전년보다 29.46% 증가했습니다. 연간 매출은 236조2천600억 원으로 2.45%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코로나19가 발발한 초기만 해도 각국 봉쇄령 등 영향으로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으나, 삼성전자는 1분기 영업이익 6조 원대 선방을 시작으로 2분기 8조1천463억 원, 3분기 12조3천500억 원 등 시장 전망을 훌쩍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언택트) 수요 증가로 반도체 사업이 호황을 맞은 영향이 가장 컸습니다.
상반기까지는 부진했던 스마트폰·가전도 코로나19가 장기화하자 펜트업(pent-up·억눌린) 수요가 폭발한 영향으로 3분기에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4분기만 보면 영업이익은 9조 원, 매출은 61조 원으로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를 2% 하회했습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부문별 실적은 반도체 영업이익 약 4조3천억원, 모바일(IM) 부문은 2조3천억 원, 소비자 가전 부문 8천∼9천억 원으로 추정됩니다.
반도체 가격 하락과 원달러 환율 급락, 스마트폰 판매 감소 등 영향으로 직전 3분기보다는 실적이 둔화했습니다. 반도체 부문이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과 원달러 환율 변동 영향, IM 부문도 경쟁사인 애플 신형 제품 출시와 코로나19 재유행 영향으로 각각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1조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가전 부문은 4분기에도 선전한 가운데, 수익성은 전 분기보다 감소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디스플레이(DP) 부문은 패널 단가 상승 영향으로 4분기 영업이익이 1조5천억 원대였을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시장에서는 코로나19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하며 탄탄한 기본기와 저력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대체적입니다.
삼성전자 실적은 반도체 쏠림 효과가 큰 편이었는데, 코로나19로 가전 사업의 선전이 두드러지는 등 전 부문이 골고루 개선됐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는 어닝쇼크로 다소 아쉽게 마감했으나, 4분기 '숨고르기'를 거쳐 올해 실적은 지난해보다 더욱 좋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대체적입니다.
반도체가 슈퍼사이클(장기호황)에 접어들었고, 특히 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파운드리(위탁생산) 부문의 성장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을 지난해보다 30% 이상 증가한 47조5천억 원대, 매출은 7% 이상 증가한 249조 원으로 예상했습니다.
또한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업황 개선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이 올해 더욱 크게 개선할 것"이라며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사업도 개선을 예상, 4분기 전망치 하회에도 기대감은 최고"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