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새로운 쓰레기 매립지 후보지 공모를 위해 특별 지원금 2500억원을 내걸고 나섰다. 매립지 갈등이 계속돼 혈세로 특별지원금까지 내걸었지만, 후보지가 나오지 않을 경우에는 인천에 위치한 수도권 매립지 재사용을 위한 논쟁이 다시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13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4월 14일까지 대체매립지 입지후보지 공모를 벌인다고 밝혔다. 공모 대상지역은 수도권 전역으로, 전체 부지면적 조건은 220만㎡ 이상으로, 실매립면적 최소 170만㎡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입지 신청 의향이 있는 기초지자체장은 후보지 경계 2km 이내의 지역에 주민등록상 거주하는 세대주를 대상으로 50% 이상, 신청 후보지 토지 소유자 70%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입지 지역은 상수원보호구역, 공원지역, 군사시설 보호지역 등 토지이용계획에 따른 제한을 받지 않아야 한다.
'님비현상'으로 인해 매립지 기피가 심한 만큼 큰 액수의 '당근'도 내걸었다. 매립지에 선정되면 법정 지원 외에 특별지원금을 2500억원 지원하며, 매년 반입수수료의 50%를 가산금으로 기초 지자체에 지원한다. 현재 수도권 매립지 소재지인 인천시에 들어간 지원금은 2016년 1월부터 연평균 800억원, 누적 4000억원에 달한다. 이 외에도 주민지원기금만 연 평균 200억여원이 지급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 공모를 거쳐 선정될 후보지에는 통상적인 종량제 봉투 쓰레기가 매립되지 않고 폐기물의 소각재 및 돌 같은 불연 폐기물만 매립될 예정"이라며 "악취나 침출수 우려도 최소화한 매립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후보지 공모는 지난해 11월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 매립지관리공사가 참여하는 대체매립지 확보추진단 회의에서 결정된 내용이다. 인천시 등에 위치한 수도권매립지는 당초 2016년 사용을 끝낼 계획이었으나, 2015년 4자 협의체에서 2025년까지 사용을 연장하되 대체 매립지가 조성되지 않으면 매립지의 잔여부지를 추가 사용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이 포함됐다.
이후 박남춘 인천시장은 매립지 사용 연장 없이 서울과 경기도의 사용을 2025년에 종료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당선됐다. 매립지 관계자는 "인천시가 추가 사용 연장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인근 부지 매각대금 1700억여원을 포함해 토지 소유권까지 넘겨받은 상황이라 단서조항을 일방적으로 거절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귀띔했다.
14일부터 90일간 후보지 공모는 진행되지만, 후보지가 선정되더라도 매립지 조성까지 통상 5년 내외의 시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2025년말 매립지 재사용 갈등은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만약 후보지 선정에 실패하면 매립지 재사용 논란이 다시 벌어질 것은 확실시 된다. 매립지 관계자는 "결국 마땅한 후보지가 등장하지 않으면 인천 소재 매립지의 3-2공구 추가 사용을 위
수도권매립지공사는 4월14일까지 후보지 공모에 참여한 지자체들의 지원 의지 등을 재검토 한 뒤 추가 공모 진행을 검토할 방침이다.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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